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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속의집 Oct 02. 2020

똑똑하고 재능 있는 그녀가
'폭식'에 빠진 이유

똑똑하고 재능 있는 학생들만 입학하는 한 교육 기관에서 섭식 문제가 있는 학생들과 함께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어느 날 '메리'라는 한 학생이 폭식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러 왔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그녀는 겉보기엔 남부러울 것 없는 학생이었다. 영리하고 음악적 재능도 있는 데다 공부를 좋아해서 수학 교수가 되고 싶어 했다. 그런 그녀에게 앞으로 2주 동안 식사일기를 자세히 써보라는 과제를 내주었다. 무엇을, 언제, 어떤 상황에서 먹었으며, 먹을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전부 기록해보라는 것이었다.


2주 뒤, 그녀가 기록한 식사일기를 살펴보니 특정한 패턴이 보였다. 시험이나 연주회처럼 상당히 스트레스가 따르는 행사 전날에는 '계획된 식단'을 벗어나는 것이었다. 그녀는 고지방 간식을 즐기고, 밤늦은 시각에 야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고 있었다. 자신의 감정에 대해 말하거나 생각하는 것조차 주저했던 그녀에게 이 단순한 관찰은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그녀는 난생처음으로 자신이 먹는 음식과 감정 사이에서 어떤 연관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식사일기'로 자신을 이해하기 시작하다


그녀는 늘 두려움 속에 살았다. 우수한 학생인 척 지내고 있었지만, 사실은 자신이 모두를 속이는 위선자 같은 기분이 들었다. 스스로 자신은 이만큼의 성공을 누릴 자격이 없다고 여겼기 때문에 언젠가는 지금의 성공도 달아날까 두려워하고 있었다. 식사일기를 쓰면서 이러한 자신의 두려움을 발견한 그녀는 이 과정에서 식사와 체중,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자신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어린 시절, 그녀는 조울증이 있는 어머니에게서 성장했다. 불안정한 어머니의 행동은 메리에게 공포감, 자기비판, 수치심을 유발했다. 어머니의 손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고통스러운 감정을 회피하기 위해 메리는 가급적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했다. 그런 그녀에게 수학은 예측 가능했고, 혼란스러운 가정생활에 마음을 가라앉히는 유일한 대안이 되어주었다. 다시 말해 수학은 그녀의 심리적 도피처가 되어주었던 것이다.


상담이 거듭되면서 그녀는 자신을 음식 앞으로 내모는 감정들을 알아채고, 그러한 감정들을 관리할 줄 아는 능력을 키우게 되었다. 우리는 또한 어떤 상황에서 먹고 싶은 충동이 유발되는지 밝혀내고(메리는 카페테리아의 뷔페 테이블에 풍성하게 담긴 음식 앞에 서면 식욕을 주체할 수 없었다) 적절한 대처 방안을 마련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러한 식사에 대한 감성지능의 스킬을 익혀가면서 그녀는 순간의 '감정'이 아니라, 그 감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무엇을 먹을지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 어린 시절의 고통스러운 감정을 인식하고 관리하는 데는 부지런함과 끈기 있는 연습, 그리고 무엇보다 용기가 필요했다. 다행스럽게도 그녀와의 상담 작업이 끝나갈 무렵, 메리는 전보다 건강한 식사 결정을 내렸고 체중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식사 습관을 바꾸고 싶은데 도무지 안 되네요.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 메리의 이야기가 힘이 되길 바란다. 메리가 했던 방법대로 자신의 감성지능을 끌어올려 똑똑한 음식 결정을 내리기를 기대한다.



수잔 앨버스, <감정식사> https://c11.kr/8q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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