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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속의집 Nov 14. 2020

직장 상사의 말 한마디에
상처 받는 이유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람은 말로 자신의 격조를 드러냅니다. 한 사람의 격조를 높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인간관계는 말로 시작되어 말로 꼬이고 말로 풀어집니다. 그러니 항상 타인을 배려하며 말하는 법을 배우고 실천해야 합니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에서 직장인을 상대로 가장 듣기 싫은 팀장의 말이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 '벌써 퇴근해?'가 응답률 34.1%로 가장 높았습니다. 그밖에 토요일 또는 공휴일 전날 '내일 출근이다' '일이 없나 봐' '이것밖에 못 해' '회의하자' '휴가 취소됐다' 등이 있었습니다. 팀장의 말투를 묻는 질문에는 '권위적이다'는 응답률이 48.3%로 가장 높았습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누구나 대화를 잘하고 싶어 하지만 의외로 대화를 부드럽게 잘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대화 안에 담겨야 하는 의미와 메시지를 잘 구분하기도 어렵고, 대부분 이것을 섞어서 씁니다. 예를 들어, 방을 엉망 친창으로 만든 아이에게 엄마가 방을 치우라고 말할 때 "너는 누구를 닮아서 이 모양이야. 왜 돼지우리 같이 해놓고 사냐" 고 쏘아댑니다. 이때 엄마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은 "깨끗하게 지내라. 청소를 잘하고 잘 정돈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정도일 것입니다. 그러나 엄마의 말에 담긴 메시지는 아이를 향한 비판과 비난입니다. 이런 말을 들은 아이가 정신을 차리고 엄마가 바라는 대로 하리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아이는 '우리 엄마는 나만 보면 비난한다. 자기가 신경질 나니까 나만 잡는다'는 식으로 해석하게 되고, 당연히 자기 방어에 나서거나 저항하거나 오히려 반격할 수도 있습니다. 엄마가 전달하고 싶었던 진정한 의미는 통하지 않고 아이와 싸움이 나는 식으로 일은 엇나갑니다.


의미를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대화에서 폭력적인 요소를 제거해야 합니다. 평화운동가이자 임상심리학자인 마샬 로젠버그 박사는 미국 연방정부의 갈등 해소 프로젝트의 하나인 비폭력 대화(nonviolent communication)를 개발했습니다. 비폭력 대화는 기본적으로 판단, 평가, 진단, 분석하기보다는 느낌과 욕구를 중심으로 하는 과정의 언어를 사용하면 협력과 조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세상 일을 옳고 그름, 선악과 보상, 처벌로 인한 통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수용과 자발성에 초점을 두고 서로 도와가는 공동체 정신을 키우자는 정신입니다.

비폭력 대화의 창시자 <마샬 로젠버그> 


비폭력 대화의 핵심은 말할 때, '판단'과 '사실'을 구분하고, 주관적 판단이 아닌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여 '느낌'과 '욕구''요청'을 말하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잔소리를 할 때 "엄마는 나만 보면 뭐라고 한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판단'입니다. 이것을 '사실'로 바꾸면 "지난 일요일 밤에 형과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엄마가 내일 일어나기 힘드니까 일찍 자라고 했다'가 됩니다. 자신의 판단만 가지고 말을 하다 보면 자신이 가진 편견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습니다.


비폭력 대화를 처음 접하면 낯설 수 있지만 불가능한 목표는 아닙니다. 세상에는 이런 대화를 배워서, 혹은 선천적으로 타고나 잘하는 사람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런 사람 주변에는 늘 사람들이 따르고 그 사람과 함께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집니다. 비폭력 대화를 할 줄 모르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때, 말 한마디에 반응하지 말고 그 뒤에 숨어 있는 그 사람의 욕구나 느낌에 반응할 수 있다면 머잖아 언어의 마술사가 될 것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말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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