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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속의집 Nov 10. 2020

결혼을 앞두고 갑자기 찾아온
‘공황장애’

라디오에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사랑해선 안 될 게 너무 많아. 그래서....” 진행자의 수다를 듣고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운전을 하고 있었다. 거래처에 갔던 일도 잘 해결되어 기분까지 좋았다. 그즈음 나는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일도 많고 결혼 준비도 만만치 않아서 스트레스는 있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린다는 사실에 내심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행복했던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지다

기분이 너무 고조된 탓일까? 차를 운전하고 있는데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마비증세가 오는 것처럼 몸이 뻣뻣해진 것이다. 나는 서둘러 약국을 찾아 차를 세웠다. ‘요 며칠 너무 무리했나? 피로회복제라도 먹으면 괜찮아지겠지.’ 그렇게 간단하게 생각하고 약국 앞에 차를 세우고 차에서 내리려는데, 그만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나를 보고 놀란 사람들이 소리를 쳤고, 바로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나는 여러 가지 검사를 받고 나서야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다. 뜻밖의 결과였다. 평소에 나만큼 성실하고 계획적인 사람도 보기 힘든데, 왜 나에게 이런 병이 생겼단 말인가.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일단 불은 끄고 봐야 했다. 나는 진단 후 처방받은 약을 열심히 복용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불안증은 더 심해져만 갔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초조할수록 더 불안해지다

‘빨리 나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 들수록 더 초조했고 더 불안했다. 노력했는데도  결과가 빨리 나오지 않으니 미칠 것 같았다. 보다 못한 의사 선생님은 입원을 권유했다. ‘입원하면 더 빨리 나을지 몰라.’ 하지만 입원생활은 나를 더 힘들게 했다. 특별히 아픈 데도 없는데 하루 종일 병상에 누워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보내다 보니 오히려 더 불안하기만 했다. 결국 나는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퇴원을 했다.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었다. 집에서 회사까지 운전하는 20분도 견디기 힘들 정도였다. 차가 막히지 않으면 그래도 어찌하여 회사까지는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차가 조금이라도 막히는 날에는 전신에 퍼지는 마비 기운 때문에 출근길에 자주 병원을 가야 했다. 나의 병 때문에 혹시나 회사 일에 지장을 주지나 않을까 안절부절못했다. ‘내가 정신만 잘 가다듬고 살면 별일 없을 거야.’ 번번이 다짐을 해봐도 나의 뇌 회로는 꼬이고 꼬여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어떨 때는 비행기 속에서 발작을 일으켜 승무원들을 놀라게 하고, 또 배 안에서는 헬리콥터를 불러달라는 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나는 다시 병원을 찾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불안의 파고에서 

나 자신을 지켜낼 수 있을까?

치료과정에서 나를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의사 선생님을 믿고 약을 적극적으로 복용하면서 나만의 치유법을 찾기 시작했다.


첫째,  잦은 출장으로 비행기, 배, 기차를 이용할 때는 1~2시간 전에 약을 복용한다.

둘째,  답답함을 없애기 위해 손가락을 주물러주고, 눈과 목 뒤, 얼굴을 마시지 하여 긴장을 이완시킨다. 

셋째,  장거리 출장이나 여행 시 병원에 가서 미리 상담하고, 필요한 경우 비행기 탑승 전에는 미리 약을 복용하고 안정감을 찾는다.

넷째, 비상약을 준비한다.

다섯째, 컨디션이 좋다고 절대 방심하지 말자. 갑자기 찾아오는 고통을 잊지 말자. 하루를 감사하게 생각하자.

여섯째, 최악의 경우라 할지라도 주위에 도와줄 사람들이 많다. 겁내지 말자.



조금씩 불안이 사라지다

이렇게 나만의 방법을 찾고 나니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졌다. 이제는 가족들과 외국여행을 다녀와도 큰 문제가 없다.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 공황장애로 고통받고 있는 환우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공황장애의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힘들다는 것을 잘 안다. 때문에 예기불안을 먼저 치료하라고 말하고 싶다. 자신이 무엇을 할 때 가장 마음이 편한지를 찾아보고, 불안 증세가 찾아올 때 그것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삶은 불확실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세상에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또 누구도 완벽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을 유연하게 바라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때 불안한 마음도 작아질 수 있습니다. 

심리학자 스키너는 ‘사람들은 처벌보다 보상에 더 반응한다’며 긍정적 강화의 효과를 강조했습니다. 어떤 상황을 개선시키고자 할 때, 따끔한 훈계보다는 격려나 칭찬 같은 긍정적인 자극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불안을 다룰 때도 긍정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것은 ‘뭐든 잘 될 거야’하는 막연한 긍정과는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긍정입니다. 즉 최악의 상황을 최선의 상황으로 바꾸기 위해서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행동해야 할지를 명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내 안의 공황과 이별하는 법 <불안한 당신에게> https://c11.kr/99n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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