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K는 대형 상장회사의 잘 나가는 임원이었다. 매력적인 외모에 카리스마를 풍기며 한때 남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기도 했던 사람이었다. 그는 탁월한 영업 실적을 내면서 전국을 총괄하는 영업 디렉터 위치에 오르기까지 했다. 그는 자신이 근면하고 유능한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는 내면의 압박에 끊임없이 시달렸다. 그로 인해 스트레스 요인들이 쌓이고 증폭되었지만, 그는 그저 방치할 뿐이었다. 집보다는 사무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가족을 피하게 되었다.
언제부터인지 헬스장에 발길을 끊었고, 아내와 아이들과 매일 하던 저녁 산책을 중단했으며, 취미였던 농구도 그만두었다. 식사는 불규칙했고, 영양가 없는 음식을 아무 생각 없이 먹었다. 그는 업무상 고객 접대를 감당하기 위해 새벽까지 술을 마시는 날도 많았고, 매일 밤 기절하듯 잠자리에 들었다. K에게는 힘든 하루하루가 반복되었다. 그의 전화는 아침 7시면 울리기 시작해 매일 저녁 10시까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삶을 ‘끊임없이 허덕이며 남 따라잡기’ 혹은 ‘희망은 전혀 없이 기계적으로 움직이기’라고 표현했다. 회사에서는 여전히 ‘유능한’ 사람으로 손꼽혔지만, 그의 마음속은 초조함과 공허함이 동시에 들어찼다.
- <굿바이 스트레스> 'K 스트레스 이야기' 중에서
K는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가족과 자기 자신에게 등한시했고, 그것은 그에게 더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지 못하고 방치하고 말았다. K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보고 듣는 우리의 모습이다. 이쯤에서 우리는 잠시 바쁜 일상을 멈추고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은연중에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높인다. 이 때문에 우리는 더 대단한 성과를 내고,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 더 많이, 더 완벽하게! 우리가 이렇게 ‘더’를 원할수록 스트레스는 쌓여갈 것이다.
스트레스는 신체적·정신적·감정적 소모를 일으키는 모든 요인을 가리킨다. 사실, 적절한 수준의 스트레스는 이로운 면도 있다. 일을 잘 해내고 싶은 의욕을 불러일으키고 활력을 유지해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결과에 대한 약간의 스트레스가 없다면 우리는 시험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을 것이고, 회의 발표 준비도 꼼꼼히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무엇이든 지나칠 때 문제는 꼭 일어난다. 유리컵 안에 물이 너무 많다면 물을 마시기도 불편하다. 스트레스도 예외가 아니다. 스트레스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생활 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를 들어 당신의 생각과 행동, 의욕과 에너지, 감정과 기분, 대인관계, 문제 해결 능력, 건강 문제 등에 위험 신호가 켜지기 시작한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모두가 부인하지 못할 한 가지 사실이 있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무엇보다 자신을 잘 돌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너무 바빠서 나를 돌볼 시간을 도무지 내지 못한다면? 그런 당신이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당신의 하루 기분은 자신을 위해 하는 긍정적인 일과 부정적인 일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아무리 바쁘거나 스트레스에 시달려도 자신에게 유익한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다면 좋은 기분을 유지할 수 있다. 최상의 컨디션을 되찾고,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자기돌봄'이 최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