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없는 사랑에 대하여>
자기감정에 집중하는 것은 자신을 발견하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매 순간 자기감정을 아는 것이야말로 본래 자기의 모습과 교감하고 자신의 중심에 뿌리내릴 수 있게 해 줍니다.
하지만 자존감 낮은 여성의 특징을 살펴보면 자기감정과의 단절로 인해 스스로 의식하지도 못한 채 자신에게 이롭지 못한 행동을 할 수도 있고, 상대에게 결정권을 쉽게 넘기기도 합니다. 이렇듯 자기감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자신의 감정이나 정체성을 자기들 마음대로 규정하는 사람들에게 조종당하기 쉽습니다.
이 내담자에게 자신의 감정을 깨닫고 표현하게 만드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처음에 내담자는 자신의 생각(이해할 수 없다)을 말하다가 자신의 소망을 이야기했습니다. 자기감정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속상하다는 말이 감정에 가까운 표현이었습니다. 더 질문한 뒤에야 비로소 짜증 난다고 말했는데, 그마저도 애매한 표현입니다. 화가 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는커녕 아예 제대로 인식조차 못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예전부터 가족에게 분노나 두려움, 슬픔 같은 소위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금지돼왔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부모 양쪽이나 어느 한쪽이 자기감정과 차단된 분들 이어서 감정 전달 방식을 배우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어릴 적 성적, 육체적 학대를 당한 사람들은 참기 힘든 고통과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감정과 분리될 때가 많습니다. 대처할 수 없다고 느끼는 일에 부닥치면 몸의 감각이 없어지거나 마비되는 것입니다. 의식은 그대로 있는데 몸과 마음이 분리되는 것 같은 현상입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대응 체계입니다. 불행한 것은, 이런 일이 습관화돼 자기감정과 분리되면 어느 시점에서는 말 그대로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조차 모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몇 주에 걸쳐 지속하면 자기감정에 민감해지고 점점 매순간의 자기감정을 잘 알아차리게 될 것입니다.
인간의 정체성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순간마다 느끼는 감정입니다. 따라서 자기감정을 부정하는 것은 자아의 일부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자기가 느끼는 분노와 고통, 공포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해야 자신의 본래 모습을 찾고 유지할 수 있습니다.
자아성장의 심리학 『자존감 없는 사랑에 대하여』중에서 https://c11.kr/ev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