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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속의집 Mar 13. 2020

'타인'을 의식하며
'타인'을 사는 우리들


요즘 우리가 부러워하는 처세술 중 하나가 포커페이스 Poker Face 입니다. 이것은 자신의 감정 변화를 상대에게 읽히지 않고 방어하는 것을 말합니다. 



공자는 "교묘한 말과 보기 좋게 꾸민 얼굴에는 어진 사람이 적다"라고 했습니다. 화려한 말과 얼굴 속에 자신의 진심을 숨긴다는 면에서 포커페이스와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들 속에서 오히려 진솔하게 말하는 사람들은 세련되지 못하고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말을 듣습니다. 



타인을 의식할수록 더 외로워진다


어른이 될수록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세상은 그런 사람을 비웃고 손가락질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외모뿐만 아니라 목소리마저 모두 짙은 화장으로 감춘 채 세상으로 나갑니다. 그 가면 뒤에서 내 마음의 소리를 들을 귀는 이미 마비된 지 오래입니다. 성공의 기준도, 행복의 기준도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달려 있다는 환상 속에 삽니다. 말과 행동뿐 아니라 내 생각까지도 세상의 저울에 달아서 계산하며 사는지 모릅니다.



어쩌다 화장을 지우고 맑은 거울 앞에 앉을 때면 점점 더 깊은 외로움과 대면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내 안의 진실을 외면하면서 얻은 대가는 바로 외로움과 단절감입니다. 이것은 마치 '나'와 '내'가 서로 등을 대고 앉아서 대면하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페르소나에 갇힌 사람들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대면하지 못하는 일, 그래서 또 다른 가면을 쓰고 사람들을 대할 수밖에 없는 이런 삶은 스스로를 지치고 외롭게 만듭니다. 그리고 능수능란하게 가면을 바꿔 쓰지도 못하는 자신을 비난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용기를 내어 가면을 벗고 그 누구도 '사칭'하지 않으며 사람들을 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면으로 가려진 나의 모습에 익숙한 사람들은 슬금슬금 나를 멀리합니다. 절망한 나는 또다시 새로운 가면을 골라잡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내면과 멀어진 나는 점점 더 외로워집니다.



상담했던 어느 분의 이야기입니다. 이 분이 분노하고 있는 대상들처럼 오늘도 우리는 계산된 말과 표정으로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데 얼마나 성공했을까요?       

                                   

너무 어렵게 말하며 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가끔은 바보처럼 맨 얼굴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습니다.

이런저런 계산으로 상대에게 등 돌리고 걸어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이제 용기 내어 마주 보고 싶습니다.


   


 문학치유 에세이 <내 마음을 만지다> https://c11.kr/bbg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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