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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apple of my eye

by 하우스노마드 키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어 관용구 중 하나는 'apple of my eye'다.


직역하면 '내 눈의 사과'라는 뜻인데, 눈에 사과가 들어갔으니 아프다? 아니다.

이 관용구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소중한'이란 뜻이다.

할머니들이 손자에게 "아이구, 내 새끼. 내 강아지"라며 친근함과 애정을 듬뿍 담아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이 표현을 비틀어 브런치북 제목을 <Sunday Apple>이라 정했다.

일요일에 발행하는 사과안에 소중한 이야기를 담고 싶은 사심가득한 제목이다.


내게는 매 순간이 소중하다. 그래서인지 나는 시간에 꽤 예민한 편이다. 버려지는 시간, 헛되이 흘러가는 시간을 견디지 못한다. 하지만 덕분에 찰나의 순간에도 삶의 통찰을 얻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 내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또 다른 순간은 바로 맛없는 음식을 먹었을 때이다. 그와 반대로 맛있는 음식 한 입에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하는 단순한 사람이기도 하다.


음식을 좋아하다 보니 이제는 식재료에도 관심이 생겼다. 운 좋게 제주에 살게 되면서 귤밭, 텃밭, 모종에도 애정이 생겼다. 귤이 자라고 성장하는 과정, 귤밭을 가꾸는 농부의 마음, 농사는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동업이라는 것. 그런 관심사 하나하나가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어가는 것 같다.


그저 따뜻한 음식 이야기 영화와 소설을 통해 위로받고 마음을 다독였던 내가 이제는 자연과 함께하면서 발견한 통찰의 순간들을 기록하고 함께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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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