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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커피 Oct 22. 2021

나음보다 다름을 추구하라.

선택받는 카페가 되려면.

 

자랑해도 소용없어요


아시다시피 카페가 너무나 많습니다. 눈에 띄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습니다.

원하든 원치 않든 경쟁을 해야 하고 이기기 위해서 열심히 자랑을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자랑해도 잘 통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사람들이 자랑할 때 쓰는 방법 중 ‘더더더 전법'이란 것이 있습니다.

아무 책에도 안 나옵니다. 그냥 생각나서 써 보았습니다.

더 싸고, 더 양이 많고, 더 맛이 있어요.라고 합니다.

이 방법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쓰는 익숙한 방식이죠.

당장에 재미를 볼 수는 있지만, ‘더'한 것보다 ‘더’한 곳이 결국엔 생기기 마련이기에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예전에는 1500원짜리 커피면 엄청 싼 거였는데 요즘은 1000원짜리, 900원짜리 커피도 많고 있고,

비슷한 가격의 편의점 커피도 나오는데 가격을 생각하면 꽤나 훌륭한 커피가 많습니다.

특히 편의점은 가격경쟁력에 접근성까지 좋습니다. 양도 그렇죠.

예전에는 500ml가량의 그란데 사이즈면 ‘엄청 크다’ 했는데 요즘은 1리터 커피도 있죠.

‘더 맛있다'는 검증이 불가능하고, 객관적인 지표가 없으니 ‘더' 안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싸게, 더 크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은 ‘내가 1등이다'라고 하는 겁니다. (유사한 것으로 ‘원조’가 있습니다)


‘로스팅 챔피언이 볶은 커피를 씁니다’.

‘바리스타 챔피언이 내려주는 환상의 드림 커피'

‘라테아트 한국 대표가 만들어주는 카페라테 전문점’

 

신생 카페들 중에서 커피 관련 대회의 수상경력을 내세워서 자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공신력 있는 커피 대회라도 업계 관계자, 일부 커피 애호가들이 아니면 대부분 모르고, 소비자들은 관심이 없습니다.

올림픽 금메달이라던가, 월드컵 우승처럼 누구나 알만하고 관심 있는 1등이 아닌 한 별로 매력적인 소재가 아닙니다.

‘자격증’도 비슷한 맥락이고 효과 없기로는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코카콜라는 부동의 업계 판매 1위지만, 제일 맛있다, 원조다 이런 얘기를 하지도 않고, 우리가 ‘더 맛있다’ ‘최고로 맛있다'라는 이야기도 안 합니다.

실제로 블라인드로 테이스팅을 하면 만년 3등이라고 합니다. 관심도 없고, 공감받지도 못할 자랑은 해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끊임없이 어디선가 경쟁자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경쟁에서 지지 않는 방법은 경쟁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위를 점하려고 하지 말고, 1위를 하려고도 하지 마십시오.

“나아 보이는 것보다 달라 보이는 것”이 오히려 자랑하는 것보다 눈에 잘 뜨입니다.



왜 나음보다 다름인가


저 어릴 적 기억엔 치약이 페리오와 메디안 밖에 없었어요.

다른 제품도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슈퍼나 시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이 두 가지였습니다.

같은 군의 제품이 다양하지 않다 보니까 경쟁사보다 더 나은 점을 어필합니다.

무슨 성분이 더 들어갔다. 양을 늘렸다. 더 저렴하다. 페리오는 이렇고, 메디안은 이렇다가 아니에요.

실제로 둘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몰랐고. 그래서 또 광고가 중요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죽염치약이 등장한 거예요. 눈에 확 띄는 거죠. 새로운 장르를 만든 셈입니다.

요즘은 어떤지 아십니까? 검정 치약, 씹는 치약, 돼지고기 맛, 가지 맛, 컵케이크 맛 치약 같은 게 나옵니다.

기존의 제품들을 분석하고 개선하여 제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노력했겠지만 효능과 성능으로 어필을 하기엔 기존 제품들이 너무 많아서 눈에 띄지 않죠.

그러다 보니 시선을 끌기 위한 노력을 하고, 왜 이런 제품이 나왔는지를 설득하곤 하죠.

제품이 많고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눈에 띄기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카페의 현실은 어떨까요? 2021년 1월 현재 전국의 커피음료점은 7만 1906곳으로 작년 대비 1년 만에 15.5% 늘었다고 합니다.

숫자만으로 감이 잘 안 잡히실 텐데 322가구당 카페가 1씩 있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굳이 이런 숫자나 통계가 아니라도 대부분의 도시에는 고개만 돌리면 시야 안에 적어도 한 개의 카페가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눈에 띄는 카페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프랜차이즈 카페는 브랜드마다 특징이 있어도 구조는 비슷하죠. 개인 업장도 대체로 비슷합니다.

인테리어 콘셉트가 조금씩 다르다고는 하지만 322가구에 1개씩 있다고 하니 멀지 않은 곳에 비슷한 느낌의 카페를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아무 데나 가도 상관이 없다는 거죠.


그렇기에 뭔가 분명하고 절실하게 달라야 합니다.

인테리어, 외관, 메뉴, 서비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달라야 합니다.



새것이 아닌, 다른 것을 만들어보세요.


언젠가 유재석 씨가 나영석 PD를 인터뷰한 동생을 본 적이 있어요.

거기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1박 2일이 대박이 나면서 소위 스타 피디가 되어서 대중들의 주목과 사랑을 받게 되니 그다음엔 뭘 해야 하나 너무나 부담이 되었어요.’

뭔가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려니 어렵기도 하고, 만든다고 해도 대중이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걱정이 될 수밖에요.

그러다가 도저히 새로운 것이 떠오르지 않아서 일단 지금까지 잘해 왔던 것을 하자.

대신에 똑같이 하면 재미가 없으니까 조금씩 다르게 해 보자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1박 2일에서는 국내여행을 했었으니, 이번에는 해외여행을 하자.

이전까지는 젊은이들이 주축을 이뤘는데, 이번에는 노인들과 함께 하자.

젊은 사람들은 아직 살 날이 많이 남았지만 상대적으로 인생에서 남은 기회가 적은 분들을 모시고 간다면

좀 다른 여행의 의미와 가치를 드러낼 수 있겠다 싶었다고 합니다. ⠀

이런 생각으로 준비한 것이 ‘꽃보다할배’라는 프로그램이었다고 합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겠다고

커피, 디자인, 마케팅, 디저트, 영어, 사진, 식물, 음악 등등 을 처음부터 배우기 시작하여 창업을 하게 된다면, 시간도 오래 걸릴 것이고, 결과물이 잘 나올지도 미지수 일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던 것, 잘하던 것, 쭈욱 해 오던 것들을 이용하되 기존에 해 왔던 방식과는 다른 시도를 해 보면 남들과 다른 카페를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요리를 하던 사람이 디저트 카페를 목표로 준비하는 것보다 자기만의 레시피를 응용한 브런치 메뉴를 만드는 것이 다른 것을 만들어내기에 더 수월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얼마나 달라야 할까요


‘카페가 잘 되려면 남다른 매력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콘셉트가 분명해야 한다. 개성이 있어야 한다는 말도 하죠.


‘남다른’ ‘매력’

남과 다르기 위해서 지구 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낼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 것이 있을 리도 없고요. 남과 다른 매력을 위해서는 얼마나 달라야 할까요.

가만히 생각해보세요. 대박을 터뜨렸던 아이템들은 완전히 낯설고 새로운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너무 새로운 것들은 낯설고 이질적이라서 시도 자체를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조금만 다르면 됩니다. 조금 더했을 뿐인데 아주 새롭게 느껴질 수 있죠.


벌집 아이스크림은 기존의 소프트 아이스크림에 벌집을 올렸습니다.

대만 카스텔라는 사이즈를 키운 카스테라에 생크림을 넣었습니다.

흑당 버블티는 기존의 버블티에 시럽이 흑당 시럽으로 바뀐 것입니다.

알고 보면 별 거 아닌 것들인데 작은 변화로 다름을 만들었고, 그것으로 매력을 주었습니다.


새로운 것, 남다른 것을 만드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잘 돌아보시면 작은 변화로도 남과 달라 보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미 커피의 다름. 비스포크 커피


‘다름’에 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저희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앞서, 저는 이미커피로스터스를 소개하면서, 원하는 커피를 말하는 대로 준비해드리는 비스포크 서비스를 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인 것 같기도 하지만, 주문의 형식과 순서, 수단을 을 조금씩 바꾼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메뉴를 정하고 원두를 선택합니다.

커피는 산미 있는 것과 고소한 것 중 어떤 것으로 준비해 드릴까요?라고 묻죠.

그런데 이미에서는 원두를 먼저 고르고 난 후 메뉴를 고릅니다. 이 차이입니다.


보통 카페에서는 메뉴판을 보고 먹고 싶은 것을 고릅니다.

이미에서도 먹고 싶은 것을 이렇게 저렇게 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사실, 거의 모든 카페에서 고객은 원하는 대로 커피를 먹을 수 있습니다.

진하게 해 달라, , 뜨겁게 해 달라, 덜 달게, 얼음 적게 등 나름의 커스텀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그런 요청이 많지는 않습니다.

직원이 먼저 나서서 요청사항을 구체적으로 묻진 않습니다.

먹고 가냐, 가지고 가냐 정도, 영수증 발급 등에 대해서 묻죠.

이미는 처음부터 물어보고 그 요청에 따라 커피를 만들어드립니다. 때때로 추천도 주도적으로 해 드리고요.


그러다 보니 보통의 카페에서는 매장의 기준에서  최고의 맛을 드리려고 하지만, 이미는 고객의 취향이 반영된 최고의 커피 경험을 추구합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커피별 가장 좋은 메뉴 구상이 있습니다. 추천을 원하실 때는 안내해 드리기도 하죠.

이 커피는 드립이 맛있고, 이것은 라떼가 맛있고, 이 것은 따뜻하게 마시는 게 좋다 등등 하지만, 그래도 우선은 고객의 취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저트는 뭐가 맛있어요?’라고 묻는데 일부러 맛없는 것을 골라주는 매장은 없겠죠.

대표 메뉴, 맛있는 메뉴를 추천해 줄 것입니다.

이미도 맛있는 디저트를 골라 드립니다.

다만  가르쳐주죠, 커피에 맞춰 정해져 있고요. 

이건 좀 많이 다르긴 하죠.


커피를 서브하는 굉장히 새로운 방식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기존의 것들을 없앤 것이 아니라 다르게 바꾼 것입니다.

흥미로운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디테일은 필요합니다 저희 커피와 디저트가 제일 맛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커피는 우리가 낫지. 우리가 디저트를 10년 만들었는데. 같은 얘기는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뻔하지 않게, 색다른 경험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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