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미커피 Oct 22. 2021

도대체 얼마에 팔아야 하는 거야?

메뉴 가격 정하기. 합리적 가격이란?


일단 목표 매출을 잡았고, 그 매출을 채울만한 아이템을 결정했고, 임대료를 감당할 만한 공간을 찾게 되면 할 일이 가격을 정하는 일입니다.

(공간의 무드와 어울리고, 창업자가 부가가치를 생산할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를 풀어가겠습니다.)

 

하루 목표 매출액이 25만 원 중에 1만 원짜리 파운드케이크와 구움 과자로 합쳐서 10만 원의 매출을 만들고 나머지는 15만 원은 커피와 음료로 채운다.라는 목표가 있다면,

그걸 고급스럽게 만들어 고가로 갈지, 싸게 해서 많이 팔지를 정할 수 있겠지요.

그것은 어떤 브랜드를 만드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겠지요.

데일리하고 친근한 매장을 추구할지, 아주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지에 따라서 다를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떤 콘셉트이든 어떤 아이템이든  판매가는 '재료 원가의 최소 3배'로 책정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4,000원짜리 아메리카노 한 잔 팔면 와... 2500원이 넘게 남네.

그런데 사실 아메리카노에 들어가는 커피 원가는 그것보다 낮으니까 더 많이 남겠지. 와 돈 벌겠다.

생각할 수 있지만, 임대료 내고, 인건비 주고, 재료 사고, 세금 떼고, 이것저것 고치고 또 바꾸면, 네 별로 안 남습니다.

인건비도 오르고요, 임대료도 오릅니다.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 자영업자도 다르지 않아요.

아무튼 판매가는 최소한 재료비의 3배는 되어야 합니다.

가격 설정을 위해서는 재료비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저희는 이렇게 합니다

사용하는 모든 재료를 1g당 단가로 계산을 해 놓습니다.  

원두. 설탕. 밀가루. 우유. 치즈. Tea 등등 모든 엑셀을 다룰 줄 안다면 항목별로 간단한 수식을 설정해 두시면 더욱 간단하죠.

그리고 해당 메뉴를 판매할 때 사용하는 일회용 용기나 제품들의 비용도 해당 가격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한 메뉴의 온전한 재료비를 계산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사실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요즘 많은 카페에서 직접 베이킹을 하는데요. 베이커리 제품의 판매 원가에서 고려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음료 제조에 비해서 베이킹은 대체로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냉동생지를 이용한다거나 간단한 공정으로 만들 수 있는 품목이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만드는 동안 다른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손이 많이 가거나 작업시간이 길어서 다른 업무를 보지 못하게 되는 품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품목이 잘 팔리게 되면 결국은 추가로 인원을 더 채용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죠.

그렇게 되면 베이킹 때문에 인건비가 더 발생하는 거니까 재료비 자체에 인건비를 포함시켜야 합니다.

인건비가 포함되는 것은 판매가가 아니라 재료비에 포함되는 것이니까 그만큼의 판매 수익이 주는 것이니 잘못하면 많이 팔아도 손해가 날 수가 있습니다.

무조건 잘 팔린다고 많이 만드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메뉴의 가격이 원재료비의 재료비의 3배는 되어야 수익이 납니다.

박리다매를 위한 제품이라던가 한시적인 이벤트가 아니면 이 원칙을 잘 지켜야 합니다.

 


합리적인 가격에 팔지 마라.

 

예전에 저는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며 소비자와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비싸게 팔 수 있으면 비싸게 팔아라'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물론, ‘그저 그런 제품을 비싸게 팔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소비자들은 바보가 아니지요. 오히려 제품과 구매에 대한 정보가 차고 넘치는 시대이기에 소비자들은 매우 현명한 소비를 하려 하고 노력합니다.

 

저는 앞서 '수익이 나는 판매가는 원재료비의 최소 3배'로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래야만 임대료도 내고, 직원 월급도 주고, 재료 사고, 세금 떼고 이것저것 고치고 바꾸면서도 최소한의 돈을 벌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소한의 벌이로 간신히 업을 유지하다 보면 너무나 힘이 듭니다.

손님이 많든 적든 일은 많고 일상은 반복되어 권태롭기도 하고, 경쟁은 치열해지니 생존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최소한 3배라는 수치는 가장 기본이 되는 수치일 뿐이고 실제로는 어떻게 하면 더 비싸게 혹은 많이 팔지를 고민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더 많은 양을 팔기란 카페가 점점 더 많아지는 현실에서 쉽지가 않습니다.

그럼 방법은 더 비싸게 파는 것인데, 이건 바가지를 씌우라는 말이 아닙니다.

대신에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지’ 고민해 보시라는 말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가심비를 생각해 보시라는 겁니다.

가심비란 가격 대비 느껴지는 심리적인 만족감을 이르는 단어입니다. 기능보단 감정에 만족감을 주죠.

잘 디자인된 각종 생활용품들, 삶의 지향을 드러내는 라이프 스타일 제품, 공공선을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들, 희소성을 가진 명품 브랜드 같은 것들입니다

가심비가 채워지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나게 되면 사람들은 본전 생각 안 나고, 원가도 안 따지고 최저가 검색도 잘 안 하게 됩니다.

즉 비싸게 팔 수 있고 상대적으로 더 많은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앞서서 대체 불가능함, 나음과 다름, 브랜딩에 대해서 거듭 강조하는 것은 이런 것 때문입니다.

카페에서 줄 수 있는 가심비는 무엇일까요? 어떤 감정적인 혜택을 줄 수 있을까요?

‘이걸 사길 잘했어’, ‘여기 오길 정말 잘했어’라는 기분이 들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소비자는 어느 누구도 ‘내 돈을 헛되게 쓰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치 있는 것에 대가를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정성스럽게 만들어서 가치 있게 전달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시면 좋겠습니다.

가령 커피와 어울리는 구움 과자, 견과류, 초콜릿을 제공하여 세트로 제공하는 것을 기본 세팅으로 할 수도 있겠지요.

특별한 잔이나 접시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지요.

 

매장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시면서도 가장 감을 잡기 어려운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뤘습니다.

매장 준비를 위한 A부터 Z까지를 다 아우르는 것은 아니지만 시작단계에서 잘 살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사안들은 모두 매장을 구하는 일, 그리고 어떻게 비용을 사용할 것인가와 관련이 있습니다.

인테리어와 메뉴에 관해서는 뒤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이전 20화 일단 혼자서 해라. 하지만 이건 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