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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커피 Nov 01. 2020

나음보다 다름을 추구해야 한다.

저 어릴 적에는 치약이 두 가지밖에 없었습니다. 

메디안과 페리오. 

경쟁사보다 우리 치약을 돋보이게 하는 전략은 한 가지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더 나은가를 보여주는 겁니다. 

우리는 이번에 불소함유량을 두배로 늘렸다. 우리는 입냄새 제거에 좋은 성분을 넣었다. 

우리는 입냄새 제거에 치석제거도 된다. 우리는 입냄새가 제거에 치석제거에 구내염 예방도 된다. 

이런 식의 제품 경쟁을 합니다. 아주 단순했죠. 

그런데 요즘 대형마트 가보시면 정말 많은 치약이 있습니다. 

저마다 뭐가 더 좋은지를 아무리 떠들어 봤자 눈에 띄지 않습니다. 

둘 중에 하나 고를 때야 간단했지만, 이제는 너무 많아서 어떻게 다른지 드러나질 않으니 

대개는 쓰던 걸 쓰거나 패키지가 이쁘거나 1+1을 삽니다. 

이렇게 제품이 많은 시대에는 눈에 띄려면 더 좋기보다는 달라야 합니다. 

검은색 치약 뭐야? 씹는 치약이 있다고? 오 색다른데. 이래야 관심을 끌고 선택을 받을 수 있지요. 


나음을 증명하는 것은 너무 지난한 일입니다. 특히 기호식품은 더 심합니다. 

커피는 더 합니다. 저희 매장에서는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파는 커피보다 훨씬 고가의 커피를 취급하고 있지만 

실제로 개성이 강하고 특색이 강한 저희 커피가 보편적인 커피보다 더 많은 선택을 받을 것이라 생각지 않습니다. 

어쩌면 익숙하고 구수한 저가의 커피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을 수 있습니다. 


결국 누가 더 나은가를 증명하기 위한 지난한 경쟁은 무의미합니다. 

경쟁에서 지지 않으려면 경쟁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래서 저는 나음보다 다름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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