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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커피 Nov 01. 2020

다름을 만드는 방법 - 스토리

카멜백 샌드위치 


최근 몇 년간 업무차 동경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저와 파티쉐인 제 동생이 각각 커피와 디저트를 공부한 곳이기도 해서 친숙합니다. 

전통이 계승되면서도 늘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가게들이 많아서 

일을 하러 가도 즐거운 도시가 동경입니다.  


‘카멜백 샌드위치’는 커피와 샌드위치를 파는 작은 카페입니다. 

샌드위치로 유명하지만 커피도 좋습니다. 

카멜백은 열자마자 단시간에 유명해져서 일본에서 뿐 아니라 

한국의 젊은 관광객들도 많이 갑니다.  



카멜백 성공의 일등공신은 ‘타마고(계란) 샌드위치’인데 여기에는 강력한 스토리가 있습니다.

사실 샌드위치 담당인 나루세 하야토 씨는 전직 초밥 요리사였습니다. 

초밥집 실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계란말이 초밥이라고 하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계란말이는 초밥 요리사들의 수행 중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하죠. 

사실 하야토 씨가 초밥 요리사로서 어느 정도의 경력과 실력, 

명성을 가지고 있는지 저는 잘 모릅니다. 

카멜백을 찾는 손님들도 잘 모르겠죠. 크게 관심은 없을 겁니다. 

물론 맛이 있죠. 맛이 없으면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카멜백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계란말이가 초밥집을 능가할까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중요하지도 않고요. 

카멜백의 메뉴판에는 ‘타마고 샌드위치’를 ‘초밥집 계란 샌드위치’라고 써 두었습니다. 

타마고 샌드가 아니라, ‘초밥집 계란 샌드위치’  

“야 그 동네에 샌드위치 가게가 생겼데. 거기 타마고 샌드위치 진짜 맛있어.”

“타마고? 그거 우리 동네에도 있는데, 너희 집 근처에도 있지 않아?”

“근데 이 집은 진짜 달라. 여기 사장님이 전직 초밥 요리사였데”

“우와 그럼 계란말이 하나는 끝내주게 잘하겠네”

“그렇지. 계란말이를 얼마나 많이 해 봤겠니”

“나 계란말이 초밥 진짜 좋아하는데, 초밥 요리사가 만드는 타마고 샌드라니” 

카멜백 샌드위치가 세상 그 어디보다 맛있는 타마고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유명해진 것이 아니라, 전직 초밥 요리사라는 스토리의 힘으로

‘나음보다 다름’을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창업을 하면서 ‘다름’을 고민한다면 

자신의 인생을 살펴보는 것이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나와 남을 다르게 구분 짓는 것 중 가장 확실한 것은 

우리 자신의 인생이니까요. 

어떤 선택을 해 왔는지 그 선택이 나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왔으며 

무엇을 남겼는지 잘 돌아보면 내가 하고 싶은 것, 잘할 수 있는 것이 

조금 더 선명하고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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