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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커피 Nov 01. 2020

다름을 만드는 방법 - 수제

경쟁하지 않고 나만의 것을 담는 방법

저희는 십 년 가까이 음료와 디저트를 만들면서

가급적이면 시럽이나 소스류 등의 부재료들을 직접 만들어 사용해 왔습니다. 

기성품들이 가진 장점이 있지만 뭔가 아쉬운 점들이 있었거든요. 

기성품이 나쁘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요, 저희에게 안 맞는 부분이 있었던 거죠.

그래서 좀 힘들었지만 대부분의 것들을 직접 만들어 썼습니다.

물론 잘 만들어진 기성품도 일부 사용했고요.

저희 인사동 매장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레몬차, 자몽차 등등 직접 청을 담그고 그걸로 음료를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많이들 안 드시더라고요.

맛에 문제가 있나 싶어서 여러 가지로 재료를 추가하거나 레시피를 조절해가면서 개선하고 변화를 주었습니다. 

근데 큰 효과가 없었습니다. 

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재료 구매, 손질, 제조까지 직접 하면 매우 성가십니다. 

힘들게 만들었는데 안 팔리면 기운 빠지고요

첨가물이나 방부제 같은 거 넣지 않으니 보존기간도 길지가 않아서 과발효 되어 못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인사동 직원들끼리

어떻게 하면 이 메뉴를 알릴까 오랜 회의를 했고

다채로운 의견들을 모아, 메뉴판에 두 글자를 첨가했습니다.

‘수제’

이후로 레몬차와 자몽차가 훨씬 많이 팔립니다.

다른 메뉴를 골랐다가도

어? 수제네 레몬차로 바꿔주세요. 하거나

유자차는 수제인가요? 아니요. 그럼 레몬차로 바꿔주세요.

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수제는 다름을 만들어내는 좋은 방법입니다. 

수제는 힘이 셉니다.  


역시 수제 팥이 최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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