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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커피 Nov 01. 2020

다름을 만드는 방법 - 대체 불가능한 것 생각하기


궁극적으로 나음보다 다름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는 대체 불가능한 것을 만들기 위합니다.

대체 불가능이라 좀 어마 무시하시죠. 

카페 하나 만드는데 대체 불가능이라니. 너무 무거운 과제가 아닐까도 싶습니다.

  

교토리라는 카페입니다. 

한국에서 이 정도로 교토의 분위기를 낼만한 인테리어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정도 되면 대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돈이 많이 들겠네요. 저는 하기 어려운 방법이네요.  


한 가지 사례를 통해서 대체 불가능으로 다름을 만들어가는 방식에 대해서 설명을 해 보려고 합니다.  



여기는 종이 다방이라는 카페입니다. 망원동에 있었는데 지금은 문을 닫았습니다. 

보시다시피 이 카페는 간판이 없습니다.

오히려 큰 글자로 ‘정숙’이라고 쓰여 있지요. 처음에는 카페 이름이 정숙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아주 작은 글씨로 ‘종이 다방’이라는 상호가 쓰여 있고 

더 작은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이 내용이 종이 다방이 어떤 곳이라는 것 알리는 가장 분명한 메시지입니다. 

종이 다방의 분위기는 해가 진 뒤 저녁에 가면 더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메인 조명이 없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깜깜합니다. 

대신에 각 테이블마다 스탠드를 놔줍니다. 

주문도 소곤소곤 일행과도 작은 소리로 대화를 해야 합니다.

가끔 새벽까지의 연장영업을 하는 날이 있었는데 예약제로 운영을 했습니다. 

어느 날인가 저 역시 자정을 넘어서 책을 읽으러 갔습니다. 

그 시간에 누가 온다고 굳이 예약까지 하나 싶어서 그냥 갔는데 

조용한 공간에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사람들에게 방해받지 않고 조용하게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종이 다방은 애초에 그런 욕구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서 준비된 공간이었습니다.

이것은 추측이지만 저는 이런 무드를 사장님께서 좋아하셔서 만들었다기보다

어쩌면 밝고 활기차고 번잡한 공간을 힘들어해서 만든 게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남들과 다른 자신의 성격과 기질을 억지로 견디기보다는 그걸 통해서 다름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종이 다방은 밝고 명랑한 표정과 웃음소리는 존재하기 어려웠지만 

조용히 자신과 상대에게 집중하며 높은 밀도로 공간과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로 늘 가득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조용히 해 주세요.라고 해 버리면 아무도 말을 안 들을 테니 

애초에 문에는 ‘정숙’이라고 크게 쓰고, 메인 조명을 없애어서 공간의 의도를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모두를 위한 공간을 만들려고 했다면 대체 불가능한 다름을 만들 수는 없을 겁니다. 

그리고 자신의 장점보다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잘 살폈기에 이런 특별함이 나올 수 있었고

그랬기에 어느 곳에도 없는 대체 불가능한 공간이 생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자신의 삶과 가치가 담긴 공간이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쨌든 자신에 대한 많은 고민이 필요한 건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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