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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칙을 다시 쓰자

2028년에 82세 트럼프가 출마할까

by 빵부장
친구에게 받은 트럼프 초콜릿, 직접 촬영


친구네 집들이에 갔다가 재미있는 선물을 받았다. 바로 트럼프 얼굴이 새겨진 초콜릿(2025 President Donald Trump Milk Chocolate). 미국은 이런 대통령 초콜릿을 주유소나 공항 등에서 판다. 특이한 건 이게 트럼프만의 특혜는 아니라는 점이다. 작년 기사에 따르면 대통령 후보들의 초콜릿 판매금이 각 후보의 후원금으로 쓰인다고 한다. 우리나라 같으면 사전선거운동이나 후원 논란이 나올 법한 일이다.


트럼프재단은 여기서 더 나아가 ‘TRUMP 2028’이라는 슬로건이 적힌 모자와 굿즈를 공식 판매 중이다. 이 상품들에는 공통적으로 ‘규칙을 다시 쓰자(Rewrite the rules)’라는 문구도 적혀 있다. 그래서 일각에선 “트럼프가 2028년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미국 수정헌법 제22조는 대통령의 3선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누구도 대통령직에 두 번 이상 선출될 수 없다”는 조항은, 트럼프가 헌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다시 출마할 수 없음을 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편법 시나리오가 사람들의 입을 오르내린다. 예를 들어 JD 밴스 부통령이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고, 트럼프가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나선 후, 밴스 대통령이 다시 트럼프에게 직을 넘긴다는 토리다.


‘규칙을 다시 쓰자’는 슬로건은 이런 상상을 더욱 부추긴다. 물론 헌법을 정면으로 고쳐 출마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미 의회의 3분의 2 찬성과 50개 주 중 4분의 3 이상(38개 주)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건, 트럼프 본인이 3선 시나리오를 완전히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선 부통령 밴스를 “가장 유력한 후계자”라고 공식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노골적으로 "(3선을) 출마하고 싶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의 야욕은 한국에도 영향을 끼친다. 트럼프가 직접 출마하지 못하더라도, 밴스나 그와 유사한 인물이 등장해 ‘트럼피즘’을 계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체제가 계속되면 트럼프식 ‘거래주의 외교’는 방위비 분담, 무역, 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아메리카 퍼스트'를 속하게 된다. 세계 자본을 영끌한 미국은 더 강해지되, 삥 뜯기 다른 나라 들은 점차 삶이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백세시대라지만, 2028년도에 82세의 지도자가 3선을 해야 하는 건가. 그때 되면 46년생 날드 트럼프는 여든둘이다. 영화 '나 홀로 집에2(1992)' 카메오로 나왔던 그를 기억한다. 우리는 너무 오래도록 그를 보아왔다. 정치든 인생이든 결국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는 것’이 세상의 룰이다. 권좌에 머무는 시간보다 더 중요한 건, 언제 떠나야 할지를 아는 지혜다. 그 룰을 고쳐 쓰려는 순간 무너지는 것은 룰이 아니라 그 룰 위에 선 자신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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