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지원관이라는 이름이 놓인 자리

주무관일까, 정책지원관일까

by 구르는타조알

처음 입직하기 전, 임용후보자 서류를 내러 갔을 때
인사담당 주무관에게 물었다.


- 들어오면 호칭을 어떻게 부르나요?


기초지자체 내부에서는

‘주무관’보다는
‘주임님’, ‘주사님’이라는 말이 더 많이 쓰인다고 했다.


입직을 했다.


의원들은 나를 ‘정책지원관님’이라고 불렀고,
직원들은 ‘주임님’이라고 불렀다.


같은 사람을 두고 호칭이 나뉘었다.


다른 기초의회 정책지원관이 말했다.


- 우리는 주무관이 아닙니다. 정책지원‘관’입니다.


그 말을 들은 뒤
직함을 쓰는 방식이 달라졌다.


집행기관에 행정메일을 보낼 때 서명을 이렇게 적었다.

- 의회사무국 정책지원관 ○○○ 드림


동료는 전화에서도 자신을 정책지원관이라고 소개했다.

직함을 어떻게 쓰는지는 생각보다 자주 선택해야 하는 문제였다.


입직 전에 들은 말이 떠올랐다.

끝에 ‘관’이 붙는 자리는 대체로 정해진 위치가 있다고.


서기관, 사무관, 보좌관.

그 사이에 정책지원관이라는 이름이 놓여 있었다.


법령에는 ‘정책지원 전문인력’이라고 적혀 있다.


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이지만, 신분은 지방공무원이다.

지원과 중립이 같은 문장 안에 있었다.


현장에서는 그 문장을 나눠서 생각해야 하는 순간이 반복됐다.

어디까지 정리할 것인지,
어디부터 판단이 되는지.

같은 일을 하면서도 선은 매번 다시 그어졌다.


호칭은 나뉘었지만 이름은 하나로 남았다.

그 이름으로 결정이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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