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답은 2023년 2024년 이케아 LIFE AT HOME보고서에서 찾았다. (내겐 그것이 정답지로 보였다)
나는 어떤 대답을 했을까?
Q. 현재의 집생활에 대해 어떻게 느끼나?
①매우 긍정적
②다소 긍정적
③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음
④다소 부정적
⑤매우 부정적
⑥모르겠다
1천여명 대한민국 사람들이 이 질문에 답변한 결과는 놀랍다. 매우 긍정적이 겨우 12% 세계 최하위라고 한다.(글로벌 평균 23%)
나는 집안 일에 대한 의무감을 기본값으로 장착하고 있는 엄마로서 기분이 나쁘고 자존심이 상했다. ‘어떻게 지켜가고 있는 집인데....’
이케아라는 글로벌 가구브랜드에서 10년째 매년 하고 있는 일인데 38개 나라의 3만 7천명이 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질문하고 면접하고 조사하여 나오는 집에 대한 보고서인데, 이중엔 우리나라 사람들도 1천명이 넘게 참여했다. 보고서의 내용이 계속 충격이다.
도대체 왜? 무수한 질문도 생겼고 내게 있던 질문에 대한 답도 찾았다.
이상적인 집은 무엇이냐고 물으니 “긴장을 풀고 편히 쉴수 있는 곳” 이라고 58%가 답해서 핀란드 59%에 이어 2위를 했다. 쉬는 게 최고구나!
집을 꾸미는 것에 대한 만족을 느끼는 사람도 6%로 세계 최하위이고, 집안일에 성취감을 느끼는 사람도 18%뿐이다. 심지어는 눈에 넣어도 안아프다던 자녀, 손주를 가르치는 일도 단 8%의 대한민국 사람에게만 자긍심을 주고 세계 최하위를 기록했다.
역시 일할 때도 놀 때도 열심인 이 나라 사람들은 집에서 만큼은 아무것도 안하고 싶은 것 같다.
놀랍고도 수긍이 갔다.
아이러니 한 기분은 2024년 보고서를 보고 더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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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답변자의 56%가 집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라고 대답했다.
56%라는 수치는 글로벌 평균인 50%보다 훨씬 높다.
그럼 집에서 즐거움을 미치는 요인을 물으니
혼자만의 시간(44%)
취미나 관심사에 시간 할애(39%)
목욕과 샤워(37%)
집에서 만든 음식으로 식사(34%)
낮잠(34%)
가 상위 5가지 였다. (이 보고서는 많은 질문에서 해당되는 것을 다 고르라고 한다.)
글로벌 답변과 비교해 보면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는 포옹(35%)
취미나 관심사에 시간 할애(34%)
주변 사람과 웃고 떠드는 시간(34%)
혼자만의 시간(33%)
집에서 만든 음식으로 식사(34%)
맙소사! 우리나라 사람들은 관대하게 식사를 빼고 생각해도 4가지가 혼자 하는 일이다. 글로벌 평균의 절반은 함께 있는 사람과 즐기는 부분을 선택했다.
심지어 질 좋은 수면의 요소 중 ‘혼자 자는 것’을 꼽은 비율도 세계1위다.
'왜 우리는 집에서 혼자 아무것도 안 하고 싶어할까???'
나는 이 질문에서 오래 머물렀다.
집에서 만족감과 편안함을 주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요소로는 깔끔하고 정돈된 집을 갖는 것45%, 사람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41%, 적절한 수준의 개인정보 보호36% 를 응답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깔끔하고 정돈된 집이 1순위 였구나.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 보고서는 대한민국 사람은 집이 긴장을 풀고 나 스스로에게만 집중하며 잘 쉴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라면서, 나만의 공간에서 오롯이 혼자 있을 수 있고 가까운 곳에 가족이 있어 소속감, 안정감을 가질 수 있으며 잘 정돈된 공간으로 만족감과 편안함까지 기대한다.
정말 욕심많은 피곤한 사람들이다.
나는 평소 모든 일에는 준비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잠을 자기 위해서도 씻고 문단속을 하고 불을 끄는 등등 잘 자기 위한 준비를 하지 않나? 잘 쉬기 위해서도 준비가 필요한데 그것이 깔끔하고 정돈된 집이다.
우리는 집을 “쉼을 위한 인프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쉬는 방법은 또 왜 그리 다른 나라와 다를까??
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가족들이 집 안에서 가족이 함께 요리하고, 보드게임을 하고, 소파에 모여 영화를 보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반면, 우리 가족들이 시간을 함께 보내는 방법은 기념일이나 주말에 '밖으로 나가' 비싼 돈을 주고 식사를 하거나, 체험을 하거나 여행을 하는 것이다.
왜 우리는 한집에 사는 사람들인데 집안에선 혼자 있고 싶고, 집 밖에서만 함께 하고 싶어할까?
왜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식사 준비를 하고 보드 게임을 하는 것이 “일”처럼 느껴질까?
왜 우리 사회는 ‘집안일’을 ‘노동’으로만 인식할까??
그러니 요리도, 청소도,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조차도 “해야 할 일”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듯 집은 일터가 아니라 쉬는 공간이다.
우리에게 집은 쉼을 위한 기반 이다.
우리가 그토록 좋아하는 집에서 잘 쉬기 위해 집을 관리하고 정리하는 일은 평생 반복되는 일이다.
내가 하던 일이 단지 집안에서 돈을 아껴주고, 물건을 잘 찾을 수 있고, 보기 좋은 정도가 아니라 내 생각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일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이다.
그러나 정리수납 서비스라는 것이 밥하기 귀찮다고 앱을 켜서 배달해 먹을 수 있는 배달 음식같은 것이 아니다. 적게는 몇 십만원에서 몇 백만원이 들기도 한다. 고객은 하루종일 사용할 물건인지 아닌지 판단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심한 일이기도 하다. 외부의 도움으로 평생을 유지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럼 어떻게 늘 잘 쉴 준비가 되었는 집을 유지하고 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