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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 Jul 08. 2021

브런치가 주는 선물

어서와 브런치는 처음이지


주말에 재미있는 경험을 했습니다. 오래 전에 브런치에 가입해서 써둔 글이 있었나봐요. 완전히 잊고 있었는데, 이번에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면서 보니 서랍 속에 담긴 글이 두 개 있더라고요. 그 중 하나를 꺼내어 글을 발행했는데, 쓴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조회수가 쭉쭉 늘어나는 겁니다. 어디선가 이런 경우 글이 노출되어 그렇다고 읽은 것 같아 경로를 살펴보았지요. 그런데 어디에서 유입되었는지 살펴봐도 '기타'라고만 되어 있더라고요. 그리고 다른 유입경로에는 카카오톡 탭도 있었습니다. 카카오톡은 알 것 같은데, '기타'는 뭘까 궁금해서 찾아보니 과연 네이버는 많은 것을 알려주더군요. 저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 저만이 아니더라고요(많았습니다). 기타인 경우 보통은 '다음' 메인페이지 어디 구석탱이 어딘가에 뜨는 경우가 많다고 해서 찾아봤습니다.


평소에 스마트폰에 다음 어플이 깔려있지도 않아서 앱을 찾아서 깔고, 탭을 샅샅이 뒤져보았더니 왠지 저랑 그다지 어울리지는 않습니다만 '홈&쿠킹' 탭에 올라와 있더라고요(브런치 담당자분께서 집 책장 사진을 보고 후다닥 초이스하신 걸까요ㅎㅎ). 이것도 한번에 바로 나오지는 않고, 새로고침 할 때마다 다른 글이 뜨더라고요. 그렇게 몇 번씩 돌려가면서 새로고침해서 보고 또 보고 하면서 신기해했습니다. 남편에게도 알리고, 친한 지인들에게도 알리고, 페북에도 피드를 남기면서 이 신기함을 공유했습니다. 차마 부모님께는 알릴 수가 없었습니다.. 부모님에게까지 알리면 제 글의 운신의 폭이 더더욱 좁아질 것 같아서요. ㅎㅎㅎ


글을 쓴 지 얼마 안 돼서 카카오톡과 다음에 노출된 걸 보면, 아무래도 글의 탁월성이나 완성도가 크게 영향을 끼치는 것 같지는 않아요. :) (물론 저 말고도 다른 분들 중에는 그런 글을 쓰셨던 분도 있으실 것 같아요) 뭐랄까 저는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도박을 해도 원래 초짜에게는 초반에 크게 잃어준다고 하지요. 그럼 오 내가 소질이 있나봐 하면서 초짜는 판을 키우고 그러다 가진 돈을 다 잃고 아 이건 아닌가 아무튼 밤 새는 줄 모르고 도박에 전념(?)하게 되는 동기를 얻게 되겠지요. 뭔가 그런 느낌으로 브런치에서 어서와, 브런치는 처음이지 내가 선물 하나 줄게, 하면서 툭 하고 던져준 선물은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이렇든 저렇든 저에게도, 가족들에게도 꽤 즐겁고 흥미로운 경험이었어요. 살면서 제가 또 이런 경험을 언제 해볼 수 있겠어요.


너무 신기해서, 다음 날 브런치에 학생들에 대한 글을 쓰고 앞으로 이런 글을 쓸 예정이라고 우리반 학생들에게 허락도 받을 겸 반톡에 링크를 공유해줬어요. "얘들아 샘 다음에 떴다!" 라는 말도 함께요. 우리반 남학생은 그걸 보고 자기 얘기 쓰면 베스트 될 거라고 망언을 ㅋㅋㅋㅋㅋ


그 글 이후에 다른 글을 쓰는 저를 보고 딸은 옆에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엄마, 글 써서 또 유명해지려고?"




*캡처의 흔적들입니다(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이 함).



조회수 올라가기 시작할 때 캡처한 사진들. 제가 쓴 글은 <다시 책장을 들이기까지>라는 글이었어요. 거실에 책장을 들였다가, 다시 없앴다가, 또다시 들이게 된 스토리를 담아봤지요. :)



꺄, 브런치 인기글에도 주말 내내 걸려 있었습니다. 금요일에 글이 노출되면 다음과 브런치 직원분들도 쉬셔야 하니, 주말 내내 이 글들이 체인지되지 않은 채로 내내 걸려 있더라고요. 제 글을 셀렉해주신 직원분들, 덕분에 즐겁고 감사했습니다! ^_^




홈도 쿠킹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제가 이 페이지에 실려 있어 매우 송구하고 황송하지만 ㅎㅎ 저희집 거실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페이지에 실려 있다는 것이 약간 비현실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라이킷은 늘어가도 댓글은 1도 안 달리더라고요(현재도 0입니다) ㅋㅋ 혹 이상한 댓글이나 악플이 달리면 어쩌나도 싶었는데, 브런치에 가입해야만 글을 쓸 수 있는 정책 덕분인지 선플도 악플도 한 개도 달리지 않았네요. ㅎㅎㅎ




조회수 1천, 2천을 넘어가더니 5천을 훌쩍 넘겼습니다.

브런치의 마지막 알림은 조회수 6,000이었어요. 현재 약 6,300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다니, 그리고 카카오톡이나 다음에 뜨는 소소한 글을 읽는 분들이 이렇게 많으셨다니 놀라기도 했어요. (저는 카카오톡은 대화용+오프 매장 QR코드 확인용+기프티콘 선물 주고받기용 정도로만 쓰고 있어서) 브런치가 다음과 연계되어 있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방금 기사를 찾아보니 브런치 자체가 '카카오가 만든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이라고 하네요.

(* 기사 링크 http://naver.me/GQ45iiOm​ )​


최근 브런치를 써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브런치 직원분과 작가분이 각각 쓴 책에서 비롯되기도 했어요. 아, 나도 기록을 제대로 남겨야겠다 하게 된 것이죠. 이건 다음에 다른 페이지로 한번 써볼게요.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판돈을 잃어주신 만큼^-^ 그 판돈이 아깝지 않게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우리 딸은 최근 이런 말도 남겼어요.


"엄마, 나도 유명해지고 싶어" 하면서 자기 피아노 치는 거랑 바이올린 켜는 걸 영상으로 찍어달라고. 저 없을 때 혼자 찍기도 하더군요.

자기가 좋아하는 걸 연마하고, 그걸 남들과 공유하고 누군가가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은 인류 공통인가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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