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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 Oct 03. 2021

니가 제일 예뻐

졸업사진 찍던 날


추석연휴가 지나고 9월 24일 금요일, 졸업앨범 야외촬영이 계획된 날이었습니다. 실내 개인 및 그룹 테마 사진은 1학기 때 찍었었지요. (*학생들의 사진은 허락을 받고 올려둡니다)


1학기 촬영을 마치고 함께 찍어 본 단체사진입니다. 그룹별로 테마를 정해 찍었는데, 여학생들은 복고/군인 버전, 남학생은 바캉스/슬빵-_-버전으로 정했었지요. (죄수복이 마음에 걸려서 정말 하고 싶으면 부모님 동의를 꼭 받으라고 했는데 '모친께서 흔쾌히 동의하셨습니다' 이런 멘트를 쏴주던 남학생들.. 저도 두손 들었네요)


그렇게 1학기 실내촬영을 끝내고, 2학기에는 교내 야외촬영이 계획되어 있었어요. 오전 내내 찍을 예정이라 학생들은 잔뜩 들떠 있었습니다. 일단 자고로 학생들은 공부를 안 한다는 사실 자체로 흥분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 이게 아닌가.


여학생들은 교실에서 아침에 구르프(!)를 말고 곱게 화장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어요. 남학생들은 기냥 뭐 평범한 티셔츠를 입고 임했습니다.


이곳에서 각 학급 단체사진 촬영이 예정되어 있었어요. 우리 학교는 건물이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대신 운동장은 아담한 편입니다. 여기에 풀이라도 좀 있었으면 배경이 덜 황량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네요.


이런 식으로 의자에 나란히 앉고 서서 사진 찍을 준비를 했습니다. 저는 조오기 어딘가 가운데 앉았지요. 제가 자리를 잡기 전 조금 멀리서 아이들 모습을 담아 봤습니다. 스물두 명의 인원이라 옹기종기 아담하지요? :)


개인 프로필 사진도 찍어봅니다. 어쩜 촬영 장소를 이렇게 잘 잡으셨을까 신기해하기도 했어요. 사진 찍히는 위치는 햇살이 잘 비치는데다 초록초록 싱그럽고, 카메라 설치 장소는 적당히 그늘이 지고 바람이 시원해 여러모로 최적의 장소로 느껴졌어요. 동료 선생님들과 '역시 전문가는 다르구나' 하고 이야기나누기도 했지요.


사진 찍히는 친구, 그리고 그걸 구경도 하고 웃겨도 주는 친구들. 이곳에 앉아 함께 보낸 시간도 훗날엔, 모두 또 하나의 추억이 되겠지요.



핸드폰 사진첩에 담긴 사진들도 모아봅니다. 그날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요.


우리반 아이들 그룹사진 찍을 때는 다른 학급 촬영하는 자리를 지켜야 해서 못 봤네요. 나중에 졸업앨범이 나올 때나 확인해보게 되겠어요.


촬영기사님은 건물 위 난간에서 자리를 잡고, 학생들은 운동장에 모여 다같이 함성을 지르며 단체샷을 찍었어요. 마침 곧 개교식을 앞두고 있어서, 학생회 친구들의 가이드를 받아 짤막한 영상을 찍기도 했네요. 아래는 그 현장이 담겨 있습니다. 나중에 여러 영상을 합쳐 하나의 축하 영상을 제작할 예정입니다.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와아~~~~"


그리고 이전 글에 썼던 것처럼, 이날 오후 6교시 국어 시간에는 학생들의 요청(이라 쓰고 아우성이라고 읽는다)으로 옥상에 나가 마음껏 사진을 찍었어요.


학교 옥상에는 B 선생님께서 학기초에 심어두신 해바라기가 한창이라 너무 멋지답니다. H샘이 너무 멋지게 찍어 공유해주었어요. 허락을 받고 옥상 풍경도 함께 올려 봅니다. :-)

다시 봐도 색감이 무척 쨍하고 쾌청하게 살아 있네요. 이런 날씨에 아이들도 기념비적인 사진을 남기고 싶었겠어요.


우리반 여학생들의 사진을 담아봤어요. 옥상과 파란 하늘, 심지어 아파트까지 멋져버리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 사진을 찍어 우리반 톡방에 올렸더니 남학생들이 와서 키득거리며 사진을 확대해보라고 난리입니다.


혹시 보이실까요? 저 사진을 확대해서 보면 말입니다. 진짜진짜진짜 그냥은 안 보이는데, 확대를 하고 또 하고 하고 또 하면... 가운데 여학생들 틈으로 뭔가(?)가 보입니다.....


발견하고 정말 뿜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그날 저녁, 이 사진의 주인공이 자그마하게 오려서 다시 한번 톡방에 올려주었지요. 문제의 장면인즉슨,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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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시나요? ㅋㅋㅋ


여학생들 틈으로 남학생 얼굴이 보입니다 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저 사진을 노리고 자리를 잡았다는 겁니다 ㅎㅎㅎ 징짜 대단하지 않습니까 ㅋㅋㅋㅋㅋ


참고로  친구는 우리학교 방송반이기도 한데요, 1학기  국어 책소개 영상 과제에서도 매우 독특한 영상을 제작해서 저를 아연실색(?)하게 만든 학생이기도 하답니다. 그걸 여기에서 보여줄 수도 없고 아무튼  똘끼충만하고 엉뚱미 넘치는 친구가 아닐  없습니다. 나중에 어떤 일을 하고 있게 될지  궁금해지는 친구이지요. ㅋㅋㅋ

저장한 사진 그대로 올려봤는데, 사이즈가 이렇게나 작네요. 브런치에서는 사진 사이즈를 늘이는 기능은 없어 요만한 크기 그대로 올려봅니다. 후후.


옥상에서 사진을 다 찍은 후에는, 남학생들이 축구하고 싶다고 해서 운동장에 나가서도 찍어봤어요. 요건 건물을 배경으로 해서 찍은 사진이지요.


나중에 학생들에게 각자 찍은 사진들을 보내달라고 했더니 아래와 같은 사진을 우르르 보내왔습니다 :)

이야 이건 정말 포토제닉!
진짜 이렇게 멋져버려도 되는거닝
어여쁜 모습 한가득
너희들이 제일 예뻐
우리반 분위기메이커 J의 설정샷ㅋ (본인이 올리라고 보내줌)
1학기 우리반 부회장 I의 설정샷 ㅋㅋ (역시 본인이 보냄)
그날 교실 의자를 운동장으로 나르느라 고생한 친구들^^
엘베에서도 사진찍기는 계속된다


그리고, 이날의 분위기를 우리반 학생이 무려 브이로그로 담아 제작했어요. full 영상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정말 귀욤미 예쁨미 발랄미 그득한 소녀소녀한 영상이랍니다. (저도 초큼 나옵니다 아주 초큼)


https://youtu.be/w1YEaJFvmY0



그 초큼 나온 영상 스틸 하나 올려봅니다. 스탠드에 앉아 남학생들 축구하는 거 구경하고 있는데 핸드폰을 가져와 찍길래 사진 찍는 줄 알고 브이했더니 브이로그라 하더군요..ㅎㅎㅎ


너무 예쁜 아이들과 보내는 행복한 시절입니다. 아마 평생 잊지 못할 나의 제자들. 나의 사랑들. 나의 소중한 사람들.


우리학교 1회 졸업생이자, 나의 학생들인 너희들을 샘은 평생 잊지 못할 거야. 마음 속 액자에 오래 간직할게. 너희의 앞날에 때로 어떤 굴곡이 있더라도, 씩씩하고 반짝거리는 마음으로 힘차게 걸어나가길, 샘이 기도하고 응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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