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거짓말쟁이

하지만 거짓말이 아니에요.

by 작은 불씨

제 딸은 줄넘기를 정말 좋아해요.

그래서 학교가 끝나고 데리러 가면 운동장에서 둘이 줄넘기를 꼭 하고 집으로 오고 주말에는 공원에 나가서 같이 줄넘기를 자주 해요.


저는 선행학습과 학원은 너무 애기 때부터는 지양하고 다양하게 경험을 시켜주자는 쪽이다 보니 학원보다는 방과 후 학습을 골고루 신청을 해서 시키는데 음악 줄넘기가 있어서 바로 신청을 했어요.


아이도 너무 기대하고 재미있겠다며 갔고 저는 끝나고 나온 아이 손을 잡고 물어봤습니다.


"오늘 줄넘기 재미있었어?"

"응, 재미있었어."

"노래도 나오고 막 춤도 추면서 했어?"

"아니 춤추면서 하지는 않았어."

"그럼 계속했으면 좋겠어?"

"아니 안 하고 싶어."

"왜? 줄넘기 좋아하잖아 네가 하고 싶다며?"

"너무 힘들어. 그냥 아빠랑 둘이 하는 게 제일 재미있어."

"3개월 동안은 해야 하니까 그럼 이번 3개월만 하고 미술로 바꾸자 어때?"

"알겠어...."


하지만 알겠다고 대답하는 얼굴이 그리 좋지는 않았어요.

속으로는 줄넘기 줄넘기 노래 불러서 해줬더니 왜 이래? 하고 생각했는데 저랑 같이 하고 싶은 만큼 하고 쉬고 싶은 만큼 쉬고 그만하고 싶을 때 그만하는 거랑 따로 배우는 거랑은 느낌이 달랐나 봐요.

그런데 사실 또 몇 번 하고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어요.


그리고 어느 날은 놀이동산을 가게 되었는데 유튜브에서 봤다면서 조카들이랑 함께 귀신에 집에 가보고 싶다고 했어요.


"아빠 아빠 나 저거 유튜브에서 봤어 가고 싶어!!"

"아냐 너 가면 무서워서 울 거 같아 가지 말자."

"아냐 아냐 하나도 안 무서워 귀신 나오면 내가 혼내줄 거야."

다른 조카들도 모두 가겠다고 하더라고요.

셋을 데리고 들어갔고 제 손과 다리를 붙잡고 가던 녀석들이

"악!"

하고 소리를 지르더니 바로

"으앙"

하고 울음이 터져버렸어요.

일단 그냥 다 안고 뛰었습니다. 밖으로요.


일단 아이들을 달래고 딸아이에게 물어봤어요.


"안 무섭다며? 귀신 나오면 혼내어 준다며?"

"아니 갑자기 저렇게 튀어나와서 놀랐잖아"

"그럼 귀신이 갑자기 나오지, 여기 귀신 나갑니다 하고 나오지는 않겠지. 유튜브에서 봤다며."

"유튜브에서는 귀여운 귀신들만 나왔는데 여기는 다 무섭게 생기고 막 무서운 소리 내고 해서 너무 놀랐어."


아마도 유튜브에서 본 것은 아이들 프로그램에서 귀엽게 분장한 흡혈귀나 꼬마귀신들이 나온 걸 상상하며 들어갔던 거 같아요.


"아빠 나 저 쿠기 너무 먹고 싶어."

"그래 먹어 사줄게."

한입 먹고

"그만 먹고 싶어."

"네가 먹고 싶다며? 한입 먹고 안 먹을 거면 왜 샀어?"

"맛있을 줄 알았는데 너무 맛이 없어."


알았어 그만 먹어.

결국에는 제 입으로 들어갑니다. 전 철저하게 제가 먹는 양과 종류가 정해졌는데 아이 키우면서 그런 건 없네요.


아이들이 말이 계속 바뀌고 좋아한다고 했다가 싫어하고 어느 날 갑자기 싫다고 했던 것을 좋아하고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애니까 갈피도 못 잡고 거짓말도 하고 그런가 했어요.

근데 생각해 보니 이 아이는 정말 다 처음이잖아요.


제가 체육관을 할 때 아주 많은 케이스 중에 하나가 격투기나 무술영화를 정말 많이보고 집에서 혼자서 많은 동작과 무술 관련 책을 읽고 오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스파링을 신청하기도 해요.


재미있는 건 스파링 중 한 대 맞으면 혼이 나가는 친구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아이던 어른이던 모두 같은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부모가 처음이어서 서투르고 가끔은 아이에게도 상처 주고 위로받는 것처럼 아이는 아예 세상에 모든 것이 처음이니 좋은 줄 알았다가 싫어졌다가 다시 좋아졌다가 하는 게 지극히 자연스러운 게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의 가이드를 부모가 도와주고 있는 것이고요.


전 그래서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느끼고 그래서 정말 자기 인생에 좋은 것들로 잘 채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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