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나는 무슨 띠야?
제가 육아에 대해서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된 것은 어떠한 지식이나 주변의 충고보다는 아이의 세상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려는 것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자라면서 너무 아쉽고 후회되는 것들 중 내 후회를 아이에게 강요하는 게 아닌 어떤 부분을 함께 해주면 최대한 그런 후회들을 하지 않는 선택들을 하게 해 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그중 한 가지는 아이가 어느 날 저에게 물었습니다.
아이는 한참 생각을 하더니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다시 아니라고 알려주려다가 순간 고민이 되더라고요.
내가 이 아이에게 뭐가 옳고 그른 지식을 지식 머릿속에 넣어주는 게 옳은 건지 물론 타인과의 관계나 사회적 규범에 대한 문제라면 다르겠지만 이건 사실 병아리 띠던 달걀 띠던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고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기라는 게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생각을 해서 최대한 아이에게 고정된 지식을 넣는 것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찾아봤어요.
창의성과 지식의 관계에 관한 뇌과학적 접근 : 창의적 사고 과정 시 지식이 대뇌피질에 미치는 영향
A Neuroscientific Approach to the Relationship between Creativity and Knowledge
김순화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컴퓨터교육학과 초등컴퓨터교육전공 국내석사)
내용은 궁금하시면 한번 보셔도 좋겠지만 그냥 제가 필요한 내용은 이 중에서 지식은 창의적 사고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과도한 지식은 창의적 사고를 방해할 수 있다는 생각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내용은 "지식의 정도가 창의적 사고의 뇌파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전문 분야에서는 좌측 측두엽의 활성이 높아지지만 비전문 분야에서는 대뇌피질의 활성이 떨어지고 전두엽의 서파 활성 우세 및 좌, 우반구 비대칭 현상이 나타난다"
뭐 이런 내용이에요.
그리고 레프 비고츠키의 사회문화 이론에서는 자기 주도적 언어화와 사적 말하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는 3~7세 말을 하고 발전하는 시기에 굉장히 중요하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특히 사적 언어는 자기 조절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며 놀이와 학습 중 창의적인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준다고 되어 있어요.
뭐 사실 근데 이런 글들이 저에게 크게 중요하진 않았어요. 제가 생각하는 게 어떤가 보다 보니 몇 개 본 것뿐이지만 그저 제가 대답하려는 걸 보며 느낀 거예요.
"아니야 병아리띠라는 건 없어 넌 닭띠야!"라고 아이에게 말하는 순간 아이는 병아리띠가 자라 닭띠가 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사라질 거 같았어요.
그게 사는데 중요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저 생각이 더 귀하고 가치 있게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제가 대답해 준 건
"지금은 귀여운 병아리 띠니까 아프지 말고 자라서 나중에 닭띠까지 잘 자라자" 였어요.
그리고 아이는 만족한 듯 활짝 웃었습니다.
전 육아도 초보고 아빠도 당연히 처음이에요.
그저 제가 아이가 너무 좋고 이 아이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게 너무 즐겁게 살아갈 수 있게 해주고 싶어 제가 커오고 살아오며 가장 싫었고 좋았던 것들을 생각하며 어떤 것들을 피하고 어떤 것들을 제시해 줄 수 있을까 고민하며 육아를 하고 있습니다.
육아를 하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멈춰있던 저의 성장이 다시 진행되었고 육아는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닌 함께 커가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모든 육아를 하시는 부모님들도 고민하고 계시는 부분이겠지만 저는 아이들이 천천히 하지만 오랫동안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 이런 고민들이 다른 부모님들에게 조금이나마 같이 고민하고 생각하는 힘이 되어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