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고시와 제이미맘,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한국 교육에 대한 단상

by 하우영

우리나라 애들은 왜 이렇게 공부를 열심히 할까?


미국에 와서 학교에서도 맨날 뛰어놀고 방과 후에 하는 거라고는 스포츠가 전부이며, 주말에는 플레이데이트와 생일파티 쫓아다니느라 바쁜 아이와 친구들을 보며 궁금해졌다. 여기도 맨해튼이나 실리콘밸리 등지에서 하는 사람들은 한다지만 일단 우리 동네, 내 주변은 아니다. 체감상 미국 사람들은 인구의 1퍼센트만 달리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달리는 느낌이다. 가진 거라곤 인적 자원뿐인 나라에서 쥐어짜고 갈아 넣어서 이나마 살게 되다 보니 붙은 관성 같은 걸까?




최근 <추적 60분>에서 다룬 ‘7세 고시’ 현상과 유튜브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제이미맘’ 캐릭터도 이러한 과열된 교육열을 잘 드러낸다. 교육열이나 사교육 자체를 비난하려는 것도 아니다. 자식에게 하나라도 더 주고 싶은, 물심양면 아낌없이 지원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과 노력을 폄하하는 건 더더욱 아니다. 스스로 미국으로 이민을 오면서 사교육과 교육열로부터 일종의 도피를 했다고 생각할 뿐, 한국에 남아 있어서도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지 확신이 없는 내가 누구를 비난하고 폄하하겠는가.



그렇지만 비난하고 욕하고 기분 나빠하고 혹은 당근마켓에 올라온 몽클레어 패딩을 보며 낄낄대는 것 이상의 고민은 하기를 바란다. ‘남들이 다 하니까’, ‘안 하면 뒤쳐질 테니까’,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면 하고 후회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처럼 얕게 생각하고 대충 결정하지 말자. 부모도 적지 않은 돈과 시간, 에너지를 쓰지만 그 선택으로 인한 실행, 결과에 대한 책임은 결국 아이가 지게 된다. 무엇을 주고 싶은지, 무엇이 최선인지, 아이에게 진짜 필요한 게 뭔지, 선택을 하는 이유와 목표, 적어도 방향성에 대한 고민은 뒷받침되어야 한다.



무르익지 않은 머리에 집어넣을 수 있는 건 언어라서, 가장 가성비 좋은 사교육이 영유라서, 소위 top3 어학원에 다녀야 좋은 피어그룹과 함께 영유에서 배운 수준을 유지할 수 있어서, 그리고 어릴 때 영어를 잡아놔야 이후에 수학을 달릴 수 있어서 ㅡ 마치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는 듯 이유를 말하는 부모도 있다. 허나 그래봐야 입시, 즉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을 넘어서는 목표는 없다.



대학에 입학한 지 20년이 흐른 지금, 대학 간판이 완전히 무의미하지 않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또한 깨닫는다. 같은 학교를 졸업하고도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동기와 선후배들을 보면, 인생의 방향성은 단순히 학벌이 아니라 개인의 가치관과 선택에 의해 크게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주어야 할까? 더 많은 정보, 더 빠른 교육, 더 좋은 학벌이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은 아닐까?




교육이 중요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교육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부모로서 우리는 아이가 ‘어떤 대학에 가느냐’보다 ‘어떤 사람이 되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진정한 성공은 결국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설계하고, 그것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닐까? 이제는 단순한 경쟁을 넘어, 더 깊은 고민과 방향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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