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서 나에게, 나에게서 아이들에게

도시락 편지의 계보

by 하우영

종종 아이들 도시락에 편지를 넣어둔다.

사실 편지라기보다는 카드에 가깝다.



도시락을 싸서 학교를 다니던 중학생 시절, 우리 엄마는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도시락 편지를 써줬다.

파스타, 볶음밥, 주먹밥, 만두 등으로 메뉴 돌려 막기에 급급한 날라리 엄마인 나로서는 매일 밥, 국, 반찬 세 가지씩을 챙겨주면서 어떻게 그게 가능했는지 모르겠다.


엄마의 편지는 메뉴만큼이나 나의 카드와는 달랐다. 때로는 인생 선배의 진심 어린 조언을, 때로는 잔뜩 날이 선 사춘기 딸을 어르고 달래는 말들을 담고 있는 진짜 편지였다.


웬만한 건 다 버리는 정리정돈 여사님(우리 엄마) 덕에 그 편지들은 한 통도 남아있지 않다. 그래도 떠올릴 때마다 마음 한켠이 따뜻해지는 걸 보면, 그 안정적이고 묵직한 사랑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게 아닐까 싶다.



그런 마음으로, 허접한 흉내나마 내보고 있다.

그동안은 별 반응이 없어서 ‘아직 어려서 감흥이 없나?’ ‘얼른 먹고 놀고 싶어서 제대로 읽지도 않나?’ 혼자 짐작만 했는데, 개학 첫 날인 어제 넣어준 카드를 본 아이들은 조금 달랐다.

“엄마, 왜 편지 써준 거야?” “왜 다른 그림을 그린 거야?” 질문부터 시작해서 몇 번이나 소리 내어 읽고, 서로 바꿔 읽느라 야단이다. 그 모습을 보며 아, 또 한 뼘 컸구나 싶어 괜히 마음이 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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