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것들에 대하여

어른의 우정과 Proximity, Timing, Energy

by 하우영

최근 듣고 있는 오디오북의 한 챕터는 어른의 우정을 다루고 있다.

학생일 때와 달리 왜 새로운 친구를 만드는 게 어려운지, 왜 기존 친구들과의 우정을 유지하는 일 또한 쉽지 않은지를 이야기하며 어른의 우정을 위해 필요한 세 가지 요소를 꼽는다: Proximity, Timing, Energy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 같은 공간에서 자주 마주치지 않으면 관계는 자연스럽게 느슨해진다.


미혼인 친구, 아이가 없는 친구, 혹은 아이가 너무 어린 친구와는 생활의 결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하루를 채우는 이야기들이 달라지고, 공통의 화제는 점점 줄어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지되는 우정이 있다면, 적어도 둘 중 한 사람의 에너지 투입 덕분일 것이다. 하지만 여러모로 인생의 과업이 산적해 있는 삼십 대에 그 에너지를 꾸준히 쏟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마흔을 목전에 둔 나에게도 ‘한때 친했던 사람들’이 적지 않다.

Timing 이 안 맞았던 친구들은 이미 아이들을 낳고 키우는 시간 동안, 그리고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려되던 시절 조금씩 정리되었다. 미국에 온 뒤 지난 3년 동안, proximity에 의해 멀어진 사람들도 있다.


‘Let them’

저자의 말이 아니라도 내두지 않으면 어쩔 것인가? 지난 인연과 멀어지고, 새로운 인연을 맺는 것. 어쩌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 서운하거나 아쉬울 것도 없다.


그렇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지난 3년 동안 멀어진 사람들의 수만큼 나는 새로운 친구를 만났을까. 언어와 문화가 낯선 이역만리 타지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나는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나가야 할까.

막연한 마음이 드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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