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딸
다양한 요구사항을 수시로, 게다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동생에게 관심을 빼앗긴다고 느낄 때면 여지없이 질투 폭발하는 네 살 오빠한테 아직까지 늘 밀리는 둘째. 여느 집, 여느 둘째의 삶도 다 마찬가지겠거니 하면서도 안쓰럽고 짠한 순간이 많다.
그렇지만 조만간 기동력이 생기고 표현 스킬까지 갖추면 오빠쯤이야 금세 이겨 먹을 것으로 생각되는 10개월 차 우리 둘째의 근황!
온몸에 포동포동 살이 올랐다.
모유 수유한다고 하면 모두가 놀랄 만큼 통통하던 주원이가 지금 날씬한 걸 보면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니란 걸 알지만, 문득문득 드는 생각: ‘저 살 다 빠지고 날씬해지겠지?’ 사실 그런 마음은 찰나일 뿐이고, 분유도, 이유식도, 최근에는 과일즙도 너무나 사랑스럽게 잘 먹는 모습은 예쁘고 기특하기 그지없다.
그녀의 매력포인트!
매력포인트가 아주 많지만, 처음 보는 모든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눈이 정말 크고 예뻐요”! 나도 남편도 작은 눈은 아니지만, 또 유난히 큰 눈도 아닌데 정말이지 신기할 만큼 눈이 크고 예쁘다(도치맘 중증). 그렇지만 내가 꼽는 그녀의 매력은 비욘세 뺨치는 허벅지와 빵빵한 궁딩이! 그래서 나는 다민이의 뒤태를 사랑한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뽀시락 대마왕
뒤집기까지는 늦었는데 금방 배밀이를 시작한 이 아가씨는 굉장히 날쌔고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뭐만 잡히면 붙잡고 일어서더니 급기야 간간이 서기를 시전하고 있다! 이렇게 서다가 곧 걷는다고 하겠지? 나는 7개월 반에 걸었다는데(이맘때 걸었다는 사람은 나 말고 김연아 선수밖에 못 봤는데 운동을 했어야 했나?) 주원이가 14개월에야 걷는 바람에 숨이 넘어갈 뻔했더랬지. 이 한을 둘째가 풀어주려나 봄? ㅋㅋ
목소리가 아주 크고 카랑카랑하며 잘 울지 않지만 한 번 울면 아주 “죽는다”고 최선을 다해서 우는 편이다. 태어난 직후부터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어서 바깥 외출이 거의 없긴 하지만, 어쩌다 나갔을 때 울기 시작하면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큼 크게 울기 때문에 사람들의 눈빛은 마치 ‘부모가 뭘 잘못했길래 애가 저렇게 우나? 저렇게 우는데 안 달래고 뭐하나?’라고 말하는 듯하다. 이럴 때면 정말 등에서 식은땀이 나는 기분이다.
둘째 자체는 너무 착하고 순하고 수월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점점 말을 안 듣는 첫째와의 시너지로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고갈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많고, 때로는 그 무엇도 나 혼자 자유롭게 할 수 없는 날들이 숨 막히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낳기를 잘했다. 정말 잘했다. 네가 있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