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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우영 May 17. 2023

[이민일기] 사랑하고, 표현하고, 즐겨라!

미국에서 '스승의 날 주간' 보내기

지난주 이곳은 Teacher Appreciation Week이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스승의 날’인 셈인데 느낌이 사뭇 달랐다.




우선, 최근 한국은 김영란법으로 공립학교나 국공립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캔커피 한잔 받을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선생님께 너무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데 아쉽다’는 사람들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 엄마들은 박수만 안 쳤다 뿐 매우 좋아한다.


그리고 이런 와중에 영유를 포함한 학원 선생님은 챙겨야 할 경우, 이를 몹시 부담스럽고 불편하게 생각한다. 도대체 왜 <아무것도 받지 않는다>는 공지를 안 하는 건지 의아해하면서 선물은 ‘스타벅스 기프트카드’로 통일한다. 과거 촌지문화를 연상시키기 때문일까? 크든 작든 선물을 받는 선생님보다는 아무것도 받지 않는 걸 어쩐지 도덕적 우위로 여기는 듯하다.




미국은 달랐다.


Teacher Appreciation Week이라는 이름에서 드러나듯, 딱 하루가 아닌 일주일에 걸쳐 진행되었다.

해당 주간이 시작되기 전, 반 대표 엄마 혹은 교장 선생님이 나서서 현금을 모금했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감사를 표했다. 대단한 건 아니고 그야말로 귀엽고 소소한 이벤트였지만, 모두가 준비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축제처럼 느껴졌다.


둘째 프리스쿨에서는 아이들의 영상 편지를 편집해서 하나의 비디오로 선물하기도 했고, 첫째는 직접 그림을 그린 카드를 만들었다. 하루는 화분을 들고 갔고(집 앞 정원에서 가져와도 된다고 했지만, 정원이 없는 나는 마트에서 사야 했다), 마지막 날에는 선생님이 좋아하는 색깔의 티셔츠를 입었다.

첫째 학교와 둘째 프리스쿨에서 온 일주일 계획




아직 어린 아이들은 이 날의 의미를 잘 모르면서 그저 엄마가 시켜서 했을 테고, 나 역시 생소한 문화 탓에 더 부담스럽게 느껴진 면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마치 축제와 같은 한 주를 지내고 나니 선생님에게 선물 주는 행위 자체를 터부시 하는 우리네 문화가 안타까워졌다. 가족이든, 친구든, 선생님이든 사랑하고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하면서 사는 게 우리 삶을 더 충만하게 만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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