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우영 Jan 24. 2019

아이 방 분리하기

아기 독립 만세! 엄마 독립 만세!

초보 엄마에겐 아이의 모든 것이 어렵다.


모유냐 분유냐, 분유를 먹인다면 어떤 분유가 좋으냐, 수면교육은 해야 하나, 아이랑 뭘 하면서 놀아줘야 하나, 변을 잘 못 보는데 유산균을 먹여야 하나 등 아이의 삶은 아주 본능적이고 단순하지만 그 모든 게 엄마에겐 고민거리가 된다.


‘방 분리’는 엄마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고 엄마에 따라 의견이 분분한 주제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육아 문제가 그렇듯 여기에도 역시 정답은 없다.


그럼에도 만 6개월 무렵 방 분리를 시키고 만 1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평화롭게 지내고 있는 엄마의 이야기를 공유해보려 한다. (하지만 지금껏 잘 자던 아이가 최근 들어 어쩐지 혼자 자기 싫어하고 엄마가 자기를 재우고 나갈까봐 걱정하는 눈치라, 이 독립체제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음을 고백한다)




나의 엄마로부터 “너는 한참 클 때까지 우리랑 같이 자놓고 너무 빠른 거 아니냐”는 비난(?)을 받으면서까지 다소 이른 시기에 방을 분리하기로 결심한 건 아래 이유들 때문이었다.


-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 ‘카더라’


 육아에 관련된 ‘카더라’를 신뢰하는 편은 아니지만 주변 사례를 봐도 그렇고 정말 그럴 것 같았다. 처음 아이를 떨어뜨려 재울 때 아이는 너무 어렸고 뒤집기를 한지도 얼마 안 된 때였다. 아이는 본인이 엄마 아빠와 다른 방에 눕혀졌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전혀 보채거나 울지 않았고 여느 날과 다름없이 금세 잠이 들었다. 아마 지금처럼 범퍼침대를 자유자재로 들락날락하고 공간(엄마방, 자기 방, 부엌, 거실 등)에 대해 명확히 구분할 때 갑자기 떨어뜨리려고 했으면 어떤 식으로든 거부감을 표시하지 않았을까?


- 너와 나의 수면의 질을 위하여


 사람이 누구나 자면서 뒤척이고 때론 소리를 내는 것처럼 아이도 자는 동안 끊임없이 움직인다. 문제는 엄마가 아이가 내는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단 거다. (아, 엄마라면 누구나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들어보니 꼭 그런 건 아니라고 한다. 대체로 부모 중 한쪽이 조금 더 예민한 듯하다) 돌이켜보면, 아이가 부스럭하는 소리에 깬 내가 아이 침대로 내려가는 바람에 금방 다시 잠들 수 있었던 아이가 깬 경우도 꽤 있었던 것 같다. 방을 분리하고 잠들기 전까지 ‘내가 남들 말만 듣고 아직 너무 애기인데 방을 분리했다’고 나 자신을 책망하기도 했지만 하룻밤 꿀잠을 자고 난 후 다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방을 분리한 후에도 피치 못할 경우(여행이나 시댁 방문 등) 아이와 같이 자보면, 방 분리는 ‘가히 신의 한 수’였다.


- 부부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가 태어나면 어찌 되었든 부부만의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반면 각자의 체력적 정신적 에너지가 고갈되기 쉽기 때문에 더 자주 더 크게 싸울 가능성이 높다. 이때 부부의 공간마저 확보되지 않는다면 상황은 어려워질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자던 시절 침대에 누워 속닥거리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빵 터져서 음소거 모드로 숨 넘어가게 웃던 것도 지나고 나니 추억이지만, 아이를 아이 방에 눕히고 우리의 침실에서 넷플릭스를 보고 ‘소리를 내며’ 대화하는 시간이야말로 부부에게 진정한 힐링이다.



그리하여 방 분리에 대한 제 점수는요?
10점 만점에 10점!
 

작가의 이전글 초보 엄마의 다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