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특별하다. 너는 어때?

by 김호연

어느 날 유튜브 영상 하나를 보았습니다.

암환자의 마지막 하루를 담은 영상입니다.

절망과 편안함이 어색하게 교차되는 모순적인 상황이 보입니다.

누구보다 아파했던 고인이 인생이라는 고통에서 해방되는 평안을 조금씩 삼킬 때,

이를 바라보는 고인의 가족과 친구들은 사랑하는 이의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고통을 토해내고 있는 이 상황.

영상을 찍는 고인의 가족의 마음에 깊이 공감하며 어느새 먹먹한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철학적인 댓글이 눈에 띕니다.

"우주의 보편적인 상태인 죽음이 당연한 상태임을 깨닫고, 존재의 무의미속에서 의미를 찾으려 애쓰지 마라."



영상 속 마주친 죽음에 마음이 무거워짐과 동시에

댓글을 곰곰이 바라보며 존재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우리는 진정 무의미속에서 의미를 찾으려 하면 안 되는가?

그렇지 않다면 그 행동의 의의는 무엇인가?



우주의 모든 존재들은 우주의 흐름 속 우연에 의해 탄생됩니다.

특별한 의미를 지닌 채 창조되는 무언가가 아닙니다. 그저 우주의 흐름 속 우연에 존재할 뿐입니다.

그래서 우주의 관점에서 존재는 무의미입니다.

우리 인간도 우주의 진행 과정 중 탄생한 그저 그런 우연 중 하나입니다.

진화과정에서 어쩌면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 그런 우연 중 하나입니다.

인간은 우주의 그 어떠한 존재들과 비교해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보편적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의 인생도 무의미함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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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세계에 영원불변의 자아가 존재하고, 그 존재가 육체를 빌어 찰나의 순간인 살아있음에 머무를 때 이성이 동시에 깨어나는 것은 아닌가 하고 종종 생각하기도 합니다. 잔잔한 호수와 같은 인간에게 이성이라는 작은 조약돌 하나로 물결이 일렁이는 재미를 신이 선물한 것 아닌가 라구요. 즉, 인간의 존재 자체는 무의미할 수 있으나 그의 이성이 창조해 내는 인간의 생, 인생은 의미를 지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면에서 이성을 발휘하는 인간은 조금 특별한 의미를 가진 존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성은 실로 많은 위력을 발휘해 왔습니다.

직관이라는 커다란 존재에 비하면 한없이 작은 공간을 차지하는 이성이지만

그것은 현재까지 밝혀진 어떠한 존재도 하지 못한 일들을 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언어, 수학 등으로 규칙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계획된 미래를 창조합니다.

심지어 이러한 규칙을 이용해 가상'현실'이라는 또 다른 우주를 창조해 내기에 이릅니다.

인간이 그토록 찾고자 했던 '창조'의 신의 역할을 그 스스로가 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이성을 가진 인간은 존재의 특별성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성은 존재의 무의미를 깨달은 유일한 것입니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들은 본인의 무의미를 깨닫지 못합니다.

그저 존재함, 그 상태를 그대로 내맡깁니다.

하지만 인간 이성은 존재의 무의미를 깨닫고 나아가 그 속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부단히 애씁니다.

인간은 스스로가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을 합니다. 동시에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며 운명을 창조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합니다. 의심은 이성이 가진 논리라는 칼날을 예리하게 갈아줍니다. 이 것은 인간이 무한한 우주의 존재들과 끊임없는 인식론적, 존재론적 전쟁을 펼치는 데 사용됩니다. 인간을 지키는 주요 수단 중 하나인 것이죠. 스스로의 운명을 창조하려는 노력 또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 노력은 현재의 나를 변화시키고, 변화된 나는 이어질 또 다른 현재 즉 미래를 변화시킵니다. 우리의 진화과정처럼 아주 작은 변화들이 세월과 함께 축적되어 또 다른 인간 이성과 같은 훌륭한 발명품을 창조해 낼지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의미를 찾는 행위를 멈출 수 없습니다.



경희대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우주에서는 오히려 살아있는 것이 이상한 것이에요."

드넓은 사막 속 외로이 핀 꽃 한 송이처럼 인간은 광활한 우주를 유영하는 존재들 중 '특별히' 살아있는 것입니다. 죽음이 더 보편화된 세계에서의 생명이라니. 얼마나 귀합니까?



우리는 모두 우주의 보편적 존재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모두 '특별히' 살아있는 현재를 보내며 '특별한' 이성을 발휘하는 존재입니다.



오늘 하루 자존감에 상처 입고 존재의 무의미함속에 갇혀 있는 분이 계시다면

이 글은 그분을 위한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를 위한, 그리고 동시에 누군가를 위한.



그럼 이제 당신이 대답할 차례입니다. 나는 특별합니다. 그럼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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