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늦은 게 있을까

by 호용

‘인생에 늦은 게 있을까.’


너무 일찍부터 마주한 시간의 엄격한 잣대.


몇 시에 시작.

몇 분쯤 휴식.


선택은 허락되지 않은 채, 결과만을 강요하는 일상.


시선이 만들어낸 환영은 끝없이 흔들더니

삶의 주인으로서의 자리를 은밀히 밀어냈다.


목소리는 흩날리는 먼지처럼 떠돌고

내면엔 얼어붙은 침묵만 내려앉았다.


존재는 희미한 한숨에도 미세한 금이 번져갔다.


남의 기준에 맞춘 걸음 끝에 맞이한 시린 공허.


무뎌진 틈새로, 말없이 피어나는 기척 하나.


멈춘 시간과 부서진 조각 사이, 아직 닿지 않은 어딘가를 바라본다.


사진출처_kelly sikke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