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한 번 살다 가는 거

by 호용

'어차피 한 번 살다 가는 거.'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이게 다 무슨 의미인가 싶을 때가 있다. 열심히 했고, 애썼고, 참고 버텼는데 남는 건 피로와 허무뿐인 날들. 자기 몫의 하루를 견뎌냈음에도 무언가 놓치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해질 때. 누군가는 더 멀리 가야 한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아직 부족하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 누구도 당신의 사정을 온전히 아는 사람은 없다. 무엇을 감당해 왔는지, 어떤 마음으로 버텨왔는지 겉으로 드러난 표정 하나로는 판단할 수 없으니까.


우열 가리는 데 몰두한 세상에서 늦는다고 부족하다고 내 전부가 무가치해지는 것은 아니다. 모든 삶이 같은 출발지 같은 속도로 달리지 않을뿐더러 결국에는 모두 같은 끝을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그런데도 허겁지겁 살아내야만 하는 이유가 과연 무엇이 있을까? 다음을 향해 달리기만 하느라 지금 여기의 숨결과 감정을 무심히 흘려보낼 만큼 중요할까?


인생에 완벽은 없다. 보기에는 쉬워 보여도 늘 계획보다 헝클어지고, 감정은 말이 미처 닿지 못한 자리에서 오래 울고, 시간은 언제나 조금씩 아쉽게 흘러간다. 그런데도 우리는 살아간다. 어떻게든 견디고, 또 조금씩 나아간다. 내 속도로, 내 방식으로. 그렇게 살아낸 하루들이 모여 지금이란 게 존재한다.


게다가 우리는 무엇이든지 시도할 기회를 지니고 있다.


왜냐?


이루기 위한 최소 조건인 삶을 지켜냈으니까.


사진 출처_kelly sikke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