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하루아침에 생겨나는 결실이 있을까? 씨앗을 땅에 묻는다고, 그 자리에서 곧장 줄기로 솟아오르진 않는다. 하지만 소중히 피워낸 것들이 일상에 스며드는 동안, 우리는 그 단순한 진리를 잊는다. 품질 좋은 최상급만 급히 바라보며, 기반을 다지는 고요한 시간을 견디지 못한다. 긍정을 심었다고 믿으면서도, 의심과 불안을 생명수로 준다. 상반된 심정까지 품은 채 발아를 기대하는 셈. 과연 흠 없이 자랄 수 있을까?
이 시공간은 정직하다. 뿌린 대로 거두고, 돌본 만큼 자란다. 아무리 좋은 거름이라도 밖에 내놓으면 썩은 내가 진동한다. 그러나 땅속에서는 향기로 변할 준비를 한다.
열매는, 자신이 견딘 시간만큼 익는다.
사진 출처_kelly sikke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