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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 Apr 14. 2019

칭찬은 요가학원에 가게 한다

칭찬에 인색하지 않은 어른이 될 거야!

“호영님. 오늘 너무 잘하셨어요.
어려운 동작이었는데.”

 플라잉 요가 수업이 끝나자마자 선생님은 기다렸다는 듯, 내 앞으로 다가와 말씀하셨다. 선생님이 어떤 동작을 말씀하시는지 알았지만, 괜히 어떤 동작이냐고 물었다. 칭찬을 받아 부끄러울 땐, 왜 그렇게 어수룩한 척을 해대는지 모르겠다.


 “마지막에 했던 동작이요. 손 놓기가 무서웠을 텐데 용기 내서 해주셨네요. 너무 잘하셨어요. 최고!”

 엄지를 치켜올리시며 말씀하셨다.

 “고맙슙니다…….”

 기분은 너무 좋은데, 부끄러워서 아주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홍시 같이 익은 내 볼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평소 같았으면 떨어질까 봐 무서워서 시도하는 척만 했을 텐데, 그날은 꼭 다음 동작을 이어서 마무리하고 싶었다. 박쥐처럼 거꾸로 매달리다가 손을 놓으면 엉켜있던 해먹이 팍 풀리면서 앉은 상태로 착지하게 되는 동작이었다. 손을 놓자마자 양팔을 옆으로 벌리고 착지해야 되는데, 겁을 먹고 손을 바닥에 짚게 되면 손목이 꺾일 수 있는 주의가 요구되는 동작이었다.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만 하면, 괜찮을 것 같아서 그렇게 했을 뿐이었다.


 현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엄마 앞에서 엉덩이춤을 추며 요가 선생님께 칭찬받았다고 자랑을 했다. 그것도 모자라 친한 친구들에게도 자랑했다.

칭찬받은 사람은 말이 많아진다.

 누군가에게 참 잘했다고 칭찬받은 게 참 오랜만이었다. 어떤 운동을 하든 매주 빠질 궁리만 하던 내가 두 달이 다되어가는 시간 동안 빠짐없이 나올 수 있던 건 선생님의 칭찬 한마디 덕분이었다. 수건 돌리기 술래처럼 선생님은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있을 때마다 내 뒤에 칭찬 한 줌을 슬쩍 두고 가신다. 그때마다 조금씩 나아진 내 모습이 느껴진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고, 호영이를 요가학원에 가게 했다.


 머리가 커진 뒤로 칭찬을 받을 일도, 칭찬해본 일도 확연히 줄었다. 칭찬받는 아이는 많지만, 칭찬받는 어른은 적다. ‘칭찬받는 어른’이라는 말 자체부터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기까지 하다. 칭찬에 인색하지 않은 어른이 되려고 한다. 누군가 용기 내서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면, 사려 깊게 칭찬해줄 수 있는 그런 어른. 칭찬받으면 더 잘하고 싶어 진다. 무엇보다 기분이 너무 좋아지니까 칭찬하는 일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지!


*자주 읽고, 가끔 씁니다.

@hoyoung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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