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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 Apr 08. 2019

귀여운 고양이를 보면 아파트 뽑아버리고 싶은 이유

귀여움은 내게 공격성을 줬어

 세상엔 귀여운 사람들과 동물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걸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 100명 중에서 98명 정도는 귀엽다고 자부할 수 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얼굴을 보기만 해도 귀엽고, 고집이 세서 귀엽고, 웃을 때 살짝 드러난 덧니도 귀엽고, 방귀를 뿡~ 뀌는 소리도 귀엽다. 그래서 한때 좋아하는 마음은 귀여움과 큰 연관이 있는 것인가? 귀여워서 좋아하는 것인지, 좋아하니까 그 사람의 모든 게 귀여워 보이는 것인지 헷갈렸다. 좋아하는 사람은 무얼 해도 귀엽지만, 특정한 표정과 몸짓을 포함한 작은 디테일 하나가 나에게는 너무나도 큰 파동으로 다가온다. 집 안에 가만히 있다가도 귀여운 것을 생각하면, 잇몸이 만개하고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린다.

 귀여운 아기와 강아지나 고양이를 볼 때면 한번 깨물어주고 싶고 꽉 안아보고 싶어 진다. 때론 너무 귀여워서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마른세수를 하기도 한다. 심지어 도가 지나치게 귀여운 생물체를 보면 지구를 부숴버리고 싶고,  집이랑 전봇대도 다 뽑아버리고 싶게 한다.


 '왜 사람들은 귀여운 아기나 동물들을 보았을 때 지구를 부수고 싶다는 격한 표현을 하는 것일까?' 주제로 카페에서 친구와 진지한 토론을 했다. ‘극도로 귀여운 무언가를  귀엽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한데, 달리 표현할 방법을 찾지 못해 지구를 부수고 싶어 하는 게 아닐까?’ 아니면 '너무 귀여운 것을 보았을 때 한껏 상기된 기분을 상쇄시키려고 반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게 아닐까?'라는 다소 미적지근한 결론을 내렸다.


  그로부터 며칠 후, 친구가 메시지로 뉴스 링크를 보냈다. 귀여운 것을 보면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를 밝혀내기 위한 실험기사였다. 미국 예일대학교 연구진은 우리가 애정을 표현하고 싶을 때 공격성이 드러나는 이유를 밝혔다.

*미국 예일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이 밝혀낸 귀여운 것과 공격적인 태도에 대한 실험
1. 실험자들에게 뽁뽁이를 준다.
2. 귀여운 동물 사진과 일반적인 동물 사진을 차례로 보여준다.
3. 실험 참가자들은 귀여운 동물 사진 볼 때 사람들이 뽁뽁이 더 많이 터트렸다.
4. 이것은 '귀여운 공격성(Cute Aggression)이라는 심리 작용 때문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출처 : http://view.asiae.co.kr

 귀여운 동물 사진을 보고 긍정적인 감정을 진정시키려고 한다. 인체는 언제나 균형을 맞추려고 하기 때문에 귀여운 것을 보면 반대 감정을 끌어올려 안정을 되찾으려는 심리 기제가 작용한 결과라고 한다. 이제야 귀여운 생물체를 보며 손을 꼭 움켜쥐며 전봇대를 뽑아버리고 싶은 충동이 정당화되는 기분이다. 지구를 부수고 싶은 만큼 귀여운 생명체 덕분에 각박한 세상에서 잠시나마 마음의 평화를 얻곤 한다. 귀여운 게 최고야...!


*자주 읽고, 가끔 씁니다.

@hoyoung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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