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가 만든 3천만 원의 기회

경기콘텐츠진흥원 제작지원작 웹드라마 <공시생>

by ho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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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웹드라마 <공시생>을 제작한 지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내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던 시간이 약 3년이었고, 이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기까지 또 3년이 걸렸다. 나는 2020년,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대략 1년 정도 회사 생활을 하고 다시 취업 준비생이 된 것이다. 회사에서 왕따를 당하기도 하고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1년을 버텼지만, 직무에 적응해가던 시기에 회사를 떠나야 했다.


이제 조금씩 일이 익숙해지는 듯했는데, 회사를 그만두고 나니 앞으로 어떤 직무를 선택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렇게 빈둥거리며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시기였다. 회사에서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한 경험이 있어서 “유튜버로 활동해볼까?”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크리에이터로서 부족한 캐릭터성이 문제였다. 그러던 중 문득 웹드라마를 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는 웹드라마가 돈이 된다며 제작에 도전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하지만 한 번도 시나리오 작업을 해본 적이 없는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 안에서 작은 불꽃이 피어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나는 “포기할 수 있는 것도 용기다”라는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이 생겼다. 시나리오를 잘 쓰지 못했던 나는 영화과 출신 사수에게 도움을 요청해 내 이야기를 모티브로 함께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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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우리는 경기콘텐츠진흥원에 제작지원을 신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제작지원은 규모가 큰 회사들에게 주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이미 많은 제작지원과 스타트업 창업 지원에서 떨어졌던 경험 때문에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었다. 특히, 실패한 내 인생 이야기가 과연 누구에게 가치 있게 보일지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정말 인생은 알 수 없는 법이다. 우리는 1차 서류 심사를 통과했고, 2차 PT 발표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 순간만으로도 감사했다. 내가 겪은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누군가가 관심 있게 들어준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했다. PT 당일, 우리는 준비한 이야기를 최선을 다해 발표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의 반응은 다소 의구심이 섞여 있는 듯 보였다. 혹시 우리의 이야기가 정부를 비판하거나 공무원 시험에 부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오해받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것 같았다.


나는 직감적으로 여기서 말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이유를 진솔하게 잘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이 프로젝트가 나의 자전적인 이야기라는 것을 설명하며, 우리의 의도를 전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느꼈던 어려움, 청년들이 시험 준비 과정에서 겪는 고민, 그리고 취업하면서 겪었던 난관들을 드라마 속에 담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나아가, 실패라 여겨지는 순간도 결코 실패가 아니며, 그 안에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아직 나 자신에게도 맞다고 믿고 싶어서 쓰게 된 것이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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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답변을 한 이후 심사위원들의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느낀 심사위원의 반응은 “열심히 잘해보라”는 응원의 뜻을 내비친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끝까지 알 수 없었다.


기적적으로 우리는 3천만 원의 제작지원을 받게 되었다.

나는 그때 생각했다. 3년간 공무원 시험 공부를 하길 잘했다고.

실패하지 않았다면, 이 이야기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T7gAJghZv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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