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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Sep 22. 2021

영어에 학원이나 인강은 필요 없어요

유창한 언어를 습득하는 유일한 방법



언어의 습득에는 교육이나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는 한국에서 고등 교육을 받은 적 없다. 한국어 문법은 물론이고, 수능 언어영역을 위한 공부도 하지 않았다. 누구나 아는 언어영역 1타 강사 이름도 모른다. 한국어를 공부 해본 적 없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국어의 읽기, 쓰기 능력을 평가했을 때 평균 수준보다 높다고 자신한다.


필자는 읽는 것을 좋아한다. 평생의 자랑거리로 삼는 것이 미국으로 떠나기 전 읽은 2000권의 책이다. 딱히 언어 능력에 도움되는 책을 골라 읽은 것은 아니다. 그냥 재미있으면 뭐든 읽었다. 읽을 것이 없을 때는 시리얼의 영양성분표까지 읽었다. 화장실에서도 읽었고, 길을 가면서도 읽었다. 눈이 감겨 잠들 때까지 계속 읽었다. 역사소설, 대하소설, 장르소설, 심리학, 철학, 과학 개론서 까지. 이게 번역이 되어 한국에 들어온 것인지, 한국 소설가가 쓴 것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읽고 나니 돈을 주고 배운다는 속독이 자연스럽게 되었다. 내 글에 사람들이 ‘재미있다’ 혹은 ‘잘 읽힌다’ ‘잘 쓴다’라는 반응을 보이게 되었다. 읽기와 쓰기 능력이 동시에 향상된 것이다. 아무런 노력 없이.


8년의 유학생활 후, 한국에서 영어 교육 분야에 발을 담그게 되면서 나는 교수법에 대해 고민해야 했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고 싶어했고, 그들이 원하는 것은 ‘어학 성적 취득’이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오픽을 분석하고, 가장 빠르고 쉽게 성적을 취득하는 방법을 만들었지만 그것이 그들의 영어실력을 정말 바꿔놓았을까?


금새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버리는 가짜 영어실력을 만드는 것에 회의감을 느끼고, 나는 영어 커뮤니티 ‘토크아티브'를 설립하게 되었다. 나는 왜 이런 선택을 하게 됐을까?



언어 습득의 비밀은 ‘재미’에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언어 습득의 첫번째 스탭은 ‘Comprehensible Input’에 있어야 한다. Term을 한번 분석해보자. Comprehensible = 이해할 수 있는 Input = 입력 이다.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중 Input에 해당하는 것은 듣기와 읽기다. 말하기와 쓰기가 아니다.


조금 더 쉬운 이해를 위해 Comprehension hyperthesis의 연구자 Stephen Krashen의 강연 일부를 가져와 보았다.


지금부터 즐겨야 한다. Comprehensible Input이 지속적으로 주어지면 언어능력은 자연스럽게 성장한다. 하지만 재미도 관심도 없는 글이나 영상매체를 계속 보고 듣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내가 국어 공부를 위해서 2000권을 읽어야겠다, 라고 마음먹었으면 과연 내가 그것을 해낼 수 있었을까?



책을 통한 Comprehensible Input은 가능할까?


문어와 구어는 다르다. 하지만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확실하다. 읽기와 쓰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영어로 된 책을 읽으면 분명히 도움이 된다. 또, 읽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문장 구조와 단어 및 표현들은 구어에서도 충분한 효과를 발휘한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소셜 네트워크, 유튜브의 시대에 '글'은 접근하기 쉽지 않은 매체다. 국문으로 된 글도 잘 읽지 않는 시대에 Comprehensible Input에 활용될 만큼 엄청나게 재미있는 독서는 아무래도 어렵다. 읽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다시 한번, Stephen Krashen의 강연에 주목해보자. Comprehensible Input에 활용되는 Input의 첫 번째 조건은 '재미'다. 내가 능동적으로 Comprehensible Input을 경험하는 데 어떠한 노력도 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냥 재밌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읽기'는 분명 좋은 Comprehensible Input이지만, 지금 현재 읽기를 즐기기 어렵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방법이 중요한게 아니기 때문이다.



재미를 찾지 못한다면, 언어를 배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는 한달에 한권 원서 완독을 하겠어! 라는 목표를 세웠다고 가정하자. 쉽지 않은 목표다. 나의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IT Geek이 신제품 정보를 다양한 시선에서 알아보고 싶어 해외 IT 블로거의 글을 구독하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다. 여기서는 영어가 '목적'이 되지 않고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해외 유튜버의 일상이 궁금해서 Vlog를 구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카메라와 촬영 기법, 편집 등에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는 Kyle Marquardt의 TheCameraStoreTV를 구독하거나 Peter Mckinnon의 채널을 보는 것도 목적성을 가지고 하는 공부라기 보다는 여가시간에 하는 놀이에 가깝다.



다시 말하면, 언어 습득은 여가시간에 하는 '놀이'가 되어야 한다. 목표를 가진 공부로 인식되는 순간 Comprehensible Input에 몰입하는 시간은 반절도 채 되지 않게 된다. 그리고, 어떤 효과적인 매체나 방법을 선택하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Comprehensible Input에 많이 노출될 수록, 빨리 성장한다. 


토크아티브의 목표도 다르지 않다. 우리는 입버릇처럼, '언어를 목적이 아닌 대화의 수단으로'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모여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언어 설정이 영어로 되어있을 뿐이다.


그래서 우리의 최우선 목표는, 이번 시즌은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을까'이다. 영어 공부가 필요해서, 회화를 더 유창하게 하고 싶어서 토크아티브를 찾는 사람조차 "이제 영어는 됐고, 토카가 너무 재밌어서 계속 하고 싶어"라고 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더 나아가서는 "토카에서 더 재미있게 대화하려고 일상을 영어로 바꾸게 됐어" 라고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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