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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호 Jul 11. 2016

날개

날개


          아주 먼 옛날부터 사람들은 날개를 갖고 싶어 했지만 아쉽게도 조물주는 그러한 인간의 염원을 묵살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상의 천사들에게 날개를 달아주고는 하늘을 비상하여 날아다니게 하고 부러워하며 경의를 표했다. 그러나  나중에 와서 사람들은 날개로 인하여 추락할 수도 있고 자신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날개를 가진 것들은 스스로 사람들의 울타리를 떠나 멀리 가버릴 수 있다는 걸 터득하게 되었다.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즉 양면을 바라보게 되었다. 비상과 추락은 종이의 앞뒷면과 같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서양사람들은 재물은 날개가 있다고 (Riches have wings.)하면서 걱정을 하고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Ceux qui tombent ont des ailes)는 오스트리아의 시인 바흐만 (Ingeborg Bachmann)의 시구에 공감하며 흥분하였다. 날개를 갖고 있으면 언제든지 높은 곳으로 비상할 수 있지만 한편 추락하는 것들은 다만 높은 곳에 도달한 것들에게만 일어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그러니 높은 곳으로 한 때 비상했다고 자만할 것도 없고 추락하였다고 실망할 것도 없다. 추락하여도 날개만 있으면 언젠가 다시 또 비상할 수도 있을 터이니 말이다. 사람은 자기만의 날개를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어떤 날개를 준비할 건지에 대한 선택도 각자의 몫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비상하기도 하고 추락하기도 하는 것을 보고 문득 날개 생각을 해본다.  게임은 아직 끝나지(Das spiel ist aus) 않았다고 믿고 싶으니...


허허(虛墟)/박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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