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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Lewis
낮은 데로 자라는 꽃
박 호
개울녘 비탈진 둔덕에
성자의 애잔한 웃음 지으며
아래로 자라는 접시꽃
허약한 줄기로 웃자라
바람에 겨워 흔들리며
지난 세월 달관한 듯
흐드러지게 꽃들을 피운다
꽃들을 피우면 피울수록
꽃줄기는
꽃의 무게만큼 낮아지고
낮은 데로,
가장 낮은 데로 임하여
길섶에서 맞는 이승의 마지막 노숙
마침내
온몸을 내려놓고 대지의 품에 안겨
한 떨기 성화聖花가 되었네.
2015 <바람꽃은 산마루에 핀다> 중에서
박호의 브런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