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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Lewis
마음에 있으면
박 호
보인다
억새가 왜 흔들리는지
햇물 잦아진 호숫가 자투리
속절없이 버려둔 습지에서
텅 빈 가슴 햇볕에 그을리며
허기진 배를 맹물로 채우고
은빛 너울 버둥대며
손치고 떠난 가을바람 따라
허우적허우적 흔들리며
묵언으로 견디어 낸 곤비한 세월
가을빛 사위는 하늘을 향해
영혼이 깃든 노회한 몸짓으로
마지막 생명을 불태우며
떠나보내는 석별의 춤사위
시간이 머물다 떠나간 자리에서
흔들며, 흔들며 서 있는 억새.
박호의 브런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