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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호 Aug 23. 2016

와매 臥梅

와매 臥梅

                         박 호


삶은 형로荊路다

그러나 생명은 축복이다
半世가 지나서야

엎드려뻗치는 일도

처세술이란 것을 알았네


사랑이 없다고 말하지 마라

사랑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이미 태초부터 존재했던 것이니

거꾸로 자랐다고 부끄러워 마라

한때는 하늘을 향하여

단단한 가지를 빳빳이 세우고

새들이 날아와 노래를 불렀으니

옆으로 누워서 자랐다고 탓하지 마라

단 한번 재난으로 날개를 접고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였으니


오채투지로 수백 년 동안

모진 풍상을 겪으며

상처는 아름답고 영예로운

불멸의 훈장이 되었으니

너만의 비밀을 나이테에 새기고

날마다 허물을 벗고 승천을 꿈꾸며

누워서 천상을 우러르는  

너, 불굴의 매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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