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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Lewis
철새처럼
박 호
안개 자욱한 숲길을 따라
쉴 곳을 찾고 있는 쇠로한 풀벌레 소리, 시간이 꺾어지는 소리
서릿바람에 떠밀려
너무 먼 길을 돌아온 듯
굽이마다 사무치는 궂은 소리
안갯속으로 소멸하는
시간의 소용돌이에
그림자도 없이 떨어지는 낙엽들
돌아보고, 또 되돌아보며
그리움 맴도는 둘레길 언저리에
어느덧
날은 저물고 벼랑 끝에 선 몸
구름결 저만치
피어린 행적 그리며
힘겨워 늘어진 나래를 접는다
먼 허공 길 날아온 철새처럼.
박호의 브런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