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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호 Sep 19. 2016

철새처럼

철새처럼


 



안개 자욱한 숲길을 따라

쉴 곳을 찾고 있는 쇠로한
풀벌레 소리, 시간이 꺾어지는 소리


서릿바람에 떠밀려

너무 먼 길을 돌아온 듯

굽이마다 사무치는 궂은 소리


안갯속으로 소멸하는

시간의 소용돌이에

그림자도 없이 떨어지는 낙엽들

돌아보고, 또 되돌아보며


그리움 맴도는 둘레길 언저리에

어느덧

날은 저물고 벼랑 끝에 선 몸


구름결 저만치

피어린 행적 그리며

힘겨워 늘어진 나래를 접는다

먼 허공 길 날아온 철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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