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높은음자리표
어머니 꼬인 심사 대청마루 널려있다
스란치마 치켜들고 문턱 고이 넘을 적에
아차차! 돌담을 넘어
나를 찾는 목소리
# 온음표
분위기에 취한 봄밤, 헤살 놓는 시간 쪼개
깜냥껏 함께 부른 젊은 날의 세레나데
그냥은 돌아설 수 없어
돌연 훔친 그녀 입술
# 8분음표
잔설 아직 꿀잠 자는 양지 녘 된비알에
외쪽의 잎새로도 피어내는 꽃대 하나
무저갱 그 어둠 뚫고
왈칵! 문득, 봄이다
- 「음표를 읽다」 전문
그는「음표를 읽다」에서 높은음자리표와 온음표 8분음표를 대상으로 삼아 사유를 풀어가고 있다. “어머니 꼬인 심사 대청마루 널려 있다”면서 “스란치마 치켜들고 문턱 고이 넘을 적에 아차차! 돌담을 넘어 나를 찾는 목소리”라고 높은음자리표를 읽어낸다.
“분위기에 취한 봄밤, 헤살 놓는 시간 쪼개 깜냥껏 함께 부른 젊은 날의 세레나데”여서 “그냥은 돌아설 수 없어 돌연 훔친 그녀 입술”이라고 온음표를, “잔설 아직 꿀잠 자는 양지 녘 된비알에 외쪽의 잎새로도 피어내는 꽃대 하나”가 “무저갱 그 어둠 뚫고 왈칵 문득 봄이다”라고 8분음표를 노래하고 있다.
이처럼 그의 시조는 자아와 사물과 세계를 새롭게 보려는 시각에서 출발한다. 그런 점에서 백윤석 시인은 만만찮은 내공을 가졌다. 오랜 세월 절차탁마와 천착에 힘썼기에 그러한 기량을 갖추게 됐을 것이다. 스케일이 큰 신인이 드문 시조 문단에 분명히 새로운 목소리이자 기대주라는 생각이 여실히 든다.
- 시평 이정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