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영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R Jul 31. 2023

인간의 욕망

영화 <맥베스> 와 <레이디 맥베스>



어떤 작품이 비극이든 희극이든 사실 나는 욕망이 드글거리는 캐릭터가 좋다. 그 욕망이 억압적인 환경과 충돌하여 폭발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 맥베스 » 와 « 레이디 맥베스 » 는 순전히 내 생각이긴 하나 세트로 봐주는 것이 좋은데 두 편을 합쳐서 다섯 번 정도 본 것 같다. 미쳐가는 전자의 맥베스와 부계 혈통과의 전쟁에서 승리하여 자신을 옥죄던 집을 역으로 차지하는 후자의 레이디 맥베스를 보는 쾌감이 있다.



두 작품을 보다 보면 같이 보고 싶은 작품이 연쇄적으로 떠오른다. 레이디 맥베스와 비슷한 구조로는 우리나라 영화의 « 후궁 » 이 있는데 다소 아이러니한 결말이라 할지라도 자신을 억압하던 환경을 도리어 지배하게 된다는 전복적 설정이 재밌었다. 자신의 손가락을 잃으면서까지 자유를 갈망했던 « 피아노 » 도 좋은 작품이었다.



물론 욕망에 찬 캐릭터가 항상 희극적 결말을 맞는 것은 아니다. « 맥베스 » 도 비극으로 끝나기도 했고. 자신을 억압하는 환경에 맞서 욕망을 분출하다 파멸하는 캐릭터는 영화 « 화차 » 와 드라마 « 악귀 » 에도 나온다. 언젠가 각 작품의 개별 리뷰를 시도해보고 싶다.


욕망과 뒤엉킨 분노가 괴물을 만들어낸다면, 그 괴물을 만들어내는 건 대체 무엇인가. 사회적 구성물로써의 인간의 자유의지는 환경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가. 안개 낀 푸른 바다와 같은 배경에서 점차 핏빛 연기로 자욱해져 갔던 맥베스 속 풍경이 아른거린다.




INSTAGRAM @hppvlt

https://www.instagram.com/hppvlt/

매거진의 이전글 마당을 파헤친다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