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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R Nov 28. 2023

사마르칸트, 세상 모든 도시 위의 도시여

책 <사마르칸트>, 아민 말루프 저


11세기 중세 이슬람 문명 황금기의 페르시아. 작품 <사마르칸트> 는 그 배경 속에서 당대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이며 의학자이자 철학자였던 한 천재 학자의 생애를 추적하며, 그가 걸어온 사마르칸트를 둘러싼 이슬람 역사를 조망하는 작품이다. 더불어 그가 남긴 작품집 <루바이야트> 가 거쳐온 세월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의 사후에도 작품이 세월을 너머 후대의 청년들에게 어떻게 힘이 되고 목소리가 되는지 이야기하는 책이다.


인간은 자연 속에 자신의 이름 석자와 자신의 생애를 기록하고자 애쓴다. 그러나 사마르칸트, 거대한 대지와 같은 사막은 때로는 포근하게 때로는 무자비하게 인간의 역사를 포용하기도 쓸어버리기도 한다. 오마르 하이얌, 그 이름은 역사 속에 길이 남을 위대한 학자의 이름이자 저주의 뜻이 깃든 불운한 이름이었다. 작품은 일찍이 인간사의 무상함을 깨달은 오마르 하이얌이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관조하면서도 개입하는 과정을 어떤 영웅담처럼 그려낸다. 더불어 액자식 구성으로 작품 속 작품이 겹겹이 포개진 액자 밖 이야기로 이어져 마치 신비로운 '천일야화' 를 연상케 한다.


하이얌은 인간사와 떨어져 자신만의 삶을 살고자 한 인물이었다. 그는 연인과의 낭만 속에서 별을 보며 학문을 연구하며 살길 원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시대는 그의 천재성을 두고만 보지 못한다. 물론 그는 그 속에서 과거를 현재화하고, 현재 속에서 과거의 의미를 재현하며 삶의 의미를 구축해 나간다. 그런 그의 삶은 그의 작품집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고, 시대를 관통하여 제국주의 시대를 살아내는 19세기 페르시아 젊은이들의 삶에 영향을 준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다가올 미래를 맞이하며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갈 수 있는 용기를 부여한다.


교양인으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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