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클림트를 해부하다>, 유임주
세기말 19세기 오스트리아 빈은 근대성의 이정표로서 자리매김한다. 세계를 향한 근대적 자아의 호기심에서 발로 된 지적, 문화·예술적 혁명이 일어나던 도시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인물은 구스타프 클림트일 것이다. 클림트는 당대의 상징적 인물로, 혁신적이고 도발적인 작품 세계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변혁을 관찰하고 그 속에서 삶의 본질을 포착했다. 이 책은 클림트의 작품을 19세기 근대 국가 빈이라는 사회의 변화와 발전의 맥락에서 탐구하며, 그의 예술이 모더니즘을 어떻게 반영하고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클림트가 만들어 낸 예술과 의학이라는 두 분야의 접점을 포착해 나가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근대성의 용광로나 마찬가지였던 19세기 빈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후원과 도시의 유명한 작곡가 및 예술가들의 영향을 받아 예술 혁신의 중심지가 되었다. 다양한 정치적, 사회적 변화로 특징지어졌던 시대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왕국의 등장과 함께 복잡한 도시 역학을 더욱 부각했고, 그 속에서 변화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예술 장르 속 새로운 근대성 표현의 물결은 넘쳐흐르게 된다.
클림트의 작품은 당시 빈을 휩쓸고 있던 근대정신을 반영한다. 전통 학문적 훈련은 물론이고 빈 분리파의 흐름에 참여했던 클림트는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주제에 집중했다. 상징적 이미지, 관능적 형태, 금박과 같은 혁신적 기법의 사용, 에로티시즘, 여성 형태, 생명의 순환과 같은 주제에 대한 관심은 도시와 예술의 상호작용을 반영하며 그 속의 긴장감을 드러낸다. 특히 클림트는 과학 발전에 따른 의학 발전이 어떻게 당대 사회문화 및 예술에 영향을 끼치는지 보여준다.
저자는 의학적 면에서 자신의 전문지식을 활용하여 클림트와 그의 작품을 분석한다. 그의 작품 세계를 탐험하며, 더 나아가 역설적으로 세계란 무엇이고 세계 속에 존재하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반문한다. 구스타프 클림프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남긴 유산은 격동하는 변화의 시간 속에서 인간 존재의 유한함을 인지하고 주어진 삶을 위해 걸어 나가며 세상에 내보일 찬가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하니포터, 한겨레출판으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