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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R Mar 14. 2023

고통이 부재한 삶은 행복과 동의어인가

책 <안나 카레니나(Anna Karenina)>, 레프 톨스토이 저

"All happy families are alike, but every unhappy family is unhappy in its own way."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
« 안나 카레니나 », 레프 톨스토이


톨스토이 작가 개인을 좋아하지는 않으나 안나 카레니나의 첫 구절은 두고두고 곱씹게 된다. 사실 십여 년 전 처음 저 구절을 읽었을 때는 저 말의 의미가 이해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래도 어렴풋하게나마 이해가 된다면 다행이라 생각해야 할지.


우리는 저마다의 행복을 느끼며 산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동시에 각 사회 속에는 그 사회를 지배하는 '행복' 이라는 개념이 추상적이고 모호하게 존재한다. 그 행복이라는 개념은 보통 현실이 아닌 걸 이상향으로 삼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가족의 형태로라면 '정상 가족' 의 신화적인 모습으로 접하게 된다.)


반면, 불행은 이보다는 조금 더 개별성을 띠고 현실 그 자체와 맞닿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 주관적으로 맞닥뜨려진 불행은 개인의 환경과 (정신) 상태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받아들여질 수 있다.


재밌는 건 인간은 모두 행복한 삶을 누리고 싶어 한다는 거고 동시에 남들이 규정한 삶이 아닌 자기 의지에 따른 자신만의 삶을 살고 싶어 한다는 거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각자의 삶에 다르게 존재하는 불행을 안고 가지 않으면 안 된다. 고통이 부재한 삶은 행복이 아닌 쾌락에 불과하기에.




삶이 지치고 힘들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지치고 힘든 삶을 지탱하고 이어 나가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나를 여태껏 살게 해 준 엄마에 대한 책임감일 수도 있고 당장 눈앞에 닥친 카드값을 메꾸어야 한다는 절박함일 수도 있지만, 과연 책임과 의무만이 내 삶을 이루는 전부인가. 사실 나라는 인간은 주제파악을 너무 잘하는 나머지 에너지 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내 한계를 넘어서는 일은 좀처럼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살면서 느낀 게 사람 사는 게 되게 별거 같은데 별거 아니고... 뭐 그렇다는 거다. 이상을 완벽히 충족한 인생을 살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왕 태어난 거 많이 보고 읽고 경험해 보자는 호기심은 충족하면서 살고 싶다. 어디로 갈 건지, 무엇을 할 건지, 어떻게 할 건지, 누구랑 할 건지 이전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내 마음 가는 대로 결정하고 누릴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난 싫어 이런 삶

새장 속의 새처럼

난 싫어 이런 삶

인형 같은 내 모습

난 당신의 소유물이 아니야

내 주인은 나야

난 원해 아찔한 외줄 위를 걷기를

눈부신 들판을 말 타고 달리기를

상관없어 위험해도

그건 내 몫이야

그래 알아 당신들 세상에선

난 어울리지 않겠지

하지만 이런 날 가둬두지 마

내 주인은 바로 나야

저 하늘 저 별을 향해서 가고 싶어

한 마리 새처럼 자유롭게 날아갈래

난 나를 지켜나갈 거야

난 자유를 원해

난 싫어 그 어떤 강요도 의무들도

날 이젠 그냥 둬 낯선 시선들 속에

숨이 막혀 버릴 것 같아

난 자유를 원해

당신들의 끝없는 강요 속에

내 몸이 묶인다 해도

내 영혼 속 날갠 꺾이지 않아

내 삶은 내가 선택해

새장 속 새처럼 살아갈 수는 없어

난 이제 내 삶을 원하는 대로 살래

내 인생은 나의 것

나의 주인은 나야

난 자유를 원해

자유


나는 나만의 ,

뮤지컬 « 엘리자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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