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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인력 시대, 한국 기업이 살아남는 방법

재교육과 유연 고용의 균형

by 김승석

1. 고령화가 가져온 새로운 경영 과제

한국 직장인의 평균 연령이 4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많은 기업이 고령화 이슈를 마주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노동력의 고령화’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조직 구조·보상 체계·역량 개발 전반에 걸쳐 새로운 전략을 요구하는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일본은 정년 연장과 직무 중심 보상 체계를 도입해 고령 인력을 생산적으로 활용하고, 미국이나 유럽의 일부 기업은 정년제 폐지와 파트타임·유연 근무를 도입해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해왔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노동 시장의 경직성, 조직 문화 특성, 상대적으로 짧은 산업화 역사 등으로 인해 다른 국가의 사례를 단순하게 모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고령 인력을 부담이 아닌 자산으로 전환하려면, 한국 기업만의 특수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대응책이 필요하다. 단순히 정년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며, 고령 인력이 지속적으로 가치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는 조직 운영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



2. 한국 기업이 주목해야 할 고령화 대응 전략


가. 재교육(Re-skilling)과 직무 다양화

고령 인력을 일률적으로 관리자나 고문 역할로 돌리기보다는, 새로운 기술·지식을 습득해 기존·신규 업무를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예컨대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면, 고령 인력에게도 데이터 분석 툴이나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 활용법을 교육하는 식으로 직무 확장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 이는 개인의 경험·노하우와 신기술 역량을 접목함으로써, 기업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나. 맞춤형 경력 경로 제공

전통적인 수직 승진 체계만으로는 고령 인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 대신 전문가 트랙(산업 전문가, 네트워크 전문가, 글로벌 전문가 등)을 다양화하고, 구성원들이 연령이나 직급에 상관없이 자신에게 맞는 성장 경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개인의 동기를 높이고 조직의 전체적 생산성도 함께 끌어올리는 방법이다(Harvard Business Review, 2021).


다. 유연한 부서·조직 운영

일부 기업에서는 고연령 직원끼리만 팀을 꾸려 특정 과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하는 별도 조직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 방법은 고령 인력이 세대 차이로 겪는 갈등을 줄이면서, 그동안 쌓아온 인맥·노하우를 극대화해 단기적인 프로젝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다른 부서와의 협업이 필요한 경우에는 세대 간 소통 채널을 더욱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3. HR 혁신과 고령 인력의 공생

고령화는 미래에 대비해야 할 경제·사회적 과제인 동시에, 현재 조직 운영의 긴급한 이슈이기도 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관점이 필요하다.

고령화의 기회 요인 인식

고령 인력을 단순히 ‘비용 증가’ 요인으로 보는 시각은 과거의 관성이다. 이들이 지닌 풍부한 경험, 인적 네트워크, 조직에 대한 충성도를 새로운 경쟁력으로 전환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유연하고 공정한 보상 체계

정년 연장만으로는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다. 직무급이나 성과급 등 역량·공헌도를 직접 반영하는 방식으로, 연령과 상관없이 ‘공정’하다고 느낄 수 있는 보상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The Economist, 2022).


맞춤형 학습·조직 설계

고령 인력이 최신 트렌드와 기술을 배우는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나이에 맞춰 조직 내 역할을 조정해주는 맞춤형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세대 간 갈등을 완화하고, 조직 전체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데 직결된다.


결론적으로, 고령화가 가져오는 변화를 부담이 아닌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HR의 혁신적 사고와 경영진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 기업이 고령 인력 활용에 성공한다면, 높은 숙련도·안정된 리더십·지속 가능한 조직 운영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 자료

Harvard Business Review (2021). How Aging Workforces Can Drive Innovation.

The Economist (2022). Demographic Shifts and Their Impact on Corporate Strate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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