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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으로 일하는 나

메타인지 전략

by 김승석

1. 메타인지: 실무를 비추는 세 개의 거울

최근 메타인지(Metacognition)의 중요성이 HR 분야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단순한 자기 인식을 넘어서, 메타인지는 자신의 역량을 점검하고 행동을 조정하는 ‘실행 지능’의 기반이기 때문입니다.

모니터링과 컨트롤은 이 지능의 양대 축입니다.

모니터링은 내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를 스스로 파악하는 과정이며, 컨트롤은 그 판단을 토대로 행동을 조정하는 능력입니다.

업무 상황에선 이 둘이 맞물려 돌아갑니다.


우리는 일을 하며 세 가지 거울을 마주합니다.

하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 또 하나는 이상화된 나, 그리고 마지막은 축소된 나입니다.

이 세 거울은 자기 인식의 다층적인 층위를 반영합니다.

어느 하나로만 자신을 바라보면 왜곡된 평가에 빠지기 쉽고, 이는 곧 업무 성과나 경력 개발의 장애물이 됩니다.

따라서 실무자들은 균형 잡힌 메타인지 프레임을 통해 자신을 직시하고, 더 나은 실천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2. 실무자가 알아야 할 메타인지 활용 전략

실무자들은 업무에 익숙해지고 리더십 트랙에 대한 가능성을 탐색하는 시점에 도달해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메타인지 역량의 내면화가 중요합니다.

아래 네 가지 영역을 중심으로 일상 업무를 점검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기대치의 정확한 이해입니다.

‘나는 잘하고 있는데 왜 평가가 낮을까’라는 생각은 종종 리더의 기대 수준을 오해한 데서 비롯됩니다.

기대란 현재의 결과물뿐 아니라, 미래에 맡게 될 역할의 ‘잠재적 책임감’까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London (2003)은 조직 내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개인의 ‘Role clarity’를 강조했는데, 이는 직무 기대치를 스스로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경력 관리의 출발점임을 의미합니다.


둘째, 자기 점검 일지를 통한 반성적 실천입니다.

단순한 To-do 기록을 넘어서, 목표-예상 결과-실행 결과 간의 차이를 분석하고, 그 차이가 왜 발생했는지 스스로 질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는 Kolb의 경험학습 이론에서 강조하는 ‘반성적 관찰(reflective observation)’의 실천입니다.


셋째, 수평 피드백 체계의 활용입니다.

리더로부터의 피드백 외에도 동료와의 공유회, 비공식적 멘토링 등을 통해 타인의 시선을 학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타인의 시각을 ‘내 일’에 투영함으로써 자기 객관화의 폭을 확장하는 방식입니다.


넷째, 외부 기준을 통한 자기 검증입니다.

JD 분석, 업계 컨퍼런스 참여, 타 기업 전문가와의 네트워킹 등은 현재의 나를 ‘내부’가 아닌 ‘외부 시야’에서 검토할 수 있게 해 줍니다.

특히 SSCI 저널에 실린 Heslin & VandeWalle (2008)은 경력 중기 단계에서 외부 피어 그룹과의 비교 학습이 ‘자기 효능감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합니다.



3. 시사점: 메타인지는 성장의 리허설이다

성장은 단지 경험의 축적이 아니라, 그 경험을 해석하고 수정하며 진화시키는 능력에서 비롯됩니다.

메타인지는 그 ‘해석의 렌즈’를 제공하며, 이는 다음과 같은 실천적 시사점을 가집니다.


첫째, 자기 판단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특히 고성과자와 저성과자의 차이는 ‘노력의 유무’보다 ‘노력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가’에서 갈립니다.


둘째, 실패에 대한 관점을 전환해야 합니다.

실패는 그 자체보다 실패 이후의 ‘인지적 조정 행위’에 따라 커리어 성장이 좌우됩니다.


셋째, 실무자는 업무 피드백을 능동적 학습 기제로 전환해야 합니다.

피드백은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해석의 가능성을 제공하는 하나의 제안입니다.


결국, 메타인지는 나의 커리어를 리허설할 수 있는 유일한 거울입니다.

우리는 매일 자신을 어떤 거울 앞에 세우는가에 따라, 미래의 ‘전문가로서의 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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