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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랑 Feb 23. 2018

#2 챗봇의 도움으로 고객과 효율적으로 대화하는 방법

[챗봇의 발견 #2] 챗봇 도입 성공 사례 시리즈

챗봇을 도입해서 기업과 고객 간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개선한 사례들을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각 항목 별로 기업과 고객이 겪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었고, 그 방법이 실제로 얼마나 효율적이었는지 경험한 바를 공유합니다.



<챗봇의 발견 시리즈>

#1 전화 문의를 채팅으로 전환시켜 CS 효율화 하기

#2 챗봇의 도움으로 고객과 효율적으로 대화하는 방법 (현재 글)


지난 글에서는 고객의 전화 문의를 채팅으로 전환시키는 방법을 설명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고객의 채팅 문의를 챗봇으로 자동화하면서도 상담원의 개입으로 만족도 높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챗봇과 상담원이 번갈아 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니즈는 분명한데


고객의 문의사항은 대부분 몇 가지 유형 안에서 반복됩니다. 예를 들어 음식 배달 서비스의 경우 주문 변경, 취소, 배달 도착 시간 문의가 주를 이루고,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배송, 입금 확인, 환불 문의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상담 센터는 고객 문의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상황별 매뉴얼과 스크립트를 표준화하여 준비합니다. 


채팅 상담을 진행할 때 보통은 자주 사용하는 대화 스크립트를 엑셀 시트에 정리해 두고 복사&붙여넣기 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문의가 들어올 때마다 매번 복사&붙여넣기 하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죠. 일부 서비스는 시작 시 상담 카테고리를 선택하거나 대화가 끝나고 만족도를 조사하는 등의 챗봇 기능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실질적인 자동화 비율은 아직도 미미한 상태입니다.


콜센터 배달 주문 스크립트 예시


기본적인 수준의 챗봇 서비스 Operator 를 제공하는 Intercom 


대부분의 고객 문의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기업에서는 챗봇이 조금이라도 알아서 해결해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고객 역시 문의사항이 있을 때 빠르게 답변받고 싶어 하고, 직장이나 학교에서 보다는 하루 일정이 끝나고 비교적 여유가 있는 늦은 저녁 시간이나 주말에 대화하고 싶어 하죠.


명확한 한계


기업과 고객 양쪽의 필요가 절실한 만큼 많은 기업들이 챗봇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공적인 챗봇 활용 사례는 보이지 않습니다. 조금만 검색해 보면 시장에 공개된 챗봇의 한계를 지적하는 기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단순 명령은 알아듣지만, 평상시 화법으로 금융서비스를 주문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다음 주에 다낭에 여행을 갈 건데, 현지 날씨에 맞는 재킷을 추천해줘”와 같은 요구는 맞추지 못했다.


그런데 이 문제는 비단 한 회사나 서비스의 문제라기보다는 오늘날 인공지능 기술의 한계라고 볼 필요가 있습니다. 챗봇이 사람처럼 대화하려면 직관적인 생각, 추론 능력, 이해력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그 정도까지는 기술이 발전하지 않았다고 보는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Gartner's Hype Cycle for Emerging Technologies 2017


챗봇이 사람처럼 말하길 기대하는 고객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현실에 비해 고객의 기대치가 너무 높다 보니 그 간극이 굉장히 크다고 볼 수 있죠. 챗봇에 대한 기대가 큰 고객에게 엉뚱한 대답을 하거나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하는 경험이 반복되면 결국 고객은 실망하고 이탈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챗봇은 대화 데이터가 쌓일수록 스스로 학습해 발전한다고 여겨집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한시라도 빨리 데이터를 모아야 한다는 생각에 서둘러 챗봇을 공개합니다. 하지만 완성도 낮은 챗봇은 의미 있는 대화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쓸모없는 데이터만 쌓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챗봇의 발전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죠.


현실적인 해결책 : HAAI


최선은 현재 가능한 기술 수준에서 서비스를 설계하고, 부족한 부분은 사람이 보완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보완하는 인공지능을 Human Assisted Artificial Intelligence (HAAI)라고 합니다. 2차 산업혁명 이후 반복적인 작업은 기계가 처리해준 덕분에 사람은 더 섬세하고 고도화된 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처럼,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업무는 챗봇이 처리하고 복잡하고 섬세한 상담은 사람이 맡아 처리하는 분업이 가능해집니다. 


HAAI 챗봇은 ① 전문성이 필요한 복잡한 상담일 때 ② 봇이 고객의 말을 알아듣지 못할 때 ③ 고객이 사람과의 대화를 원할 때는 상담원이 바로 개입해 상담을 이끌어 나간다는 개념입니다. HAAI는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시점을 캐치해서 사람에게 넘겨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로써 고객에게 “죄송하지만 다시 말씀해 주시겠어요?”와 같은 말을 하는 상황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됩니다. HAAI는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상담사에게 적절한 맥락과 정보를 제공하여 상담사가 고객을 더 잘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이러한 HAAI 챗봇 개념이 간결하게 설명되어 있는 일본 NTT Com의 보도자료를 참고해 보세요.


(구글번역) 운영자에게 에스컬레이션 기능이 있고 AI 채팅 로봇과의 상호 작용에서 해결되지 않은 질문 운영자에게 교체를 제안하고 답변에 지도가 가능합니다


이처럼 봇이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맡아준다면 상담원은 복잡하고 섬세한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어 생산성이 올라갑니다. 또한 사람이 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쌓은 양질의 대화 데이터는 챗봇을 재학습 시키는 데에 활용할 수 있으므로, 챗봇을 빠르게 발전시켜 자동화 비율을 높여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제시하는 HAAI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챗봇과 상담원의 분업 방법은 NTT Com 사례처럼 대화중인 챗봇을 멈추고 사람이 개입한 뒤 상담원이 끝까지 상담을 마치는 것입니다. 하지만 중간중간 반복 작업이 필요한 과정을 다시 챗봇한테 넘겨줄 수 있다면 훨씬 더 효율적이겠죠. 


마치 자율주행 중인 차량에 사람이 앉아있다가 운행경로를 이탈하는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에만 운전대를 넘겨받아 바로잡아 주는 방식처럼 챗봇의 대화에 상담원이 함께하는 것이죠. 이를 통해 효율성, 안전성, 그리고 상황에 맞춰 사람이 수정한 데이터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테슬라가 캘리포니아에서 시험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


챗봇을 설계할 때 반복 작업이 필요한 시나리오를 작은 단위들로 쪼개어 두었다면 상담원이 개입했다가도 자연스럽게 챗봇으로 전환시킬 수 있습니다. 챗봇이었다면 대처하지 못했을 상황에 상담원이 적절하게 대응한 뒤에, 다음 상황에 맞는 시나리오로 챗봇을 작동시켜 자연스럽게 대화를 진행하는 거죠.


#실제 사례 소개


최근 한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콜센터에 CLOSER가 적용되었고, 전화 문의가 꾸준히 채팅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이 콜센터에서는 단순 주문은 기존과 같이 전화로 처리하되, 2차 클레임 콜 고객을 채팅 상담으로 유도하고 있었고, 해당 콜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문의 유형은 배달 상태 확인, 주문 변경, 취소가 가장 많았습니다. 


이 콜센터에는 상담원 교육을 위해 상황별 스크립트가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 스크립트를 기반으로 챗봇을 설계해서 상담을 자동화해보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설계한 챗봇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습니다.

  * 챗봇을 구성하는 작은 시나리오 단위를 우리는 플로우(Flow)라고 부릅니다


주문 취소, 주문 변경, 배달 상태 확인, 배달 지연 안내 등의 시나리오 별로 각각의 플로우를 만들어 상담원 스크립트를 입력해 둡니다.

채팅 상담이 시작되면 처음 진입하게 되는 엔트리 플로우에서는 자주 묻는 질문인 ①주문 취소 ②변경 ③배달 시간 문의 등의 선택지 버튼을 제공하여 사용자가 선택한 버튼에 따라 해당하는 플로우로 이동하고 적절한 안내와 함께 상담원이 호출됩니다.

고객이 선택한 버튼에 따라 해당 플로우로 이동하도록 설계했다.

주문 취소 후 안내 사항 전달, 새로운 주문 접수 여부 확인, 상담 종료 여부 확인 등 상황별로 반복해서 안내되어야 하는 시나리오 또한 플로우로 만들어 언제든 상담원이 이동시킬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주문을 취소하는 등의 잘못된 사례를 막기 위해서는 주문한 사람이 본인이 맞는지 휴대전화 번호를 확인해야 합니다. 전화가 걸려온 경우에는 번호를 바로 알 수 있어 생략했지만, 채팅으로 말을 건 경우에는 카카오 알림톡을 활용해 휴대전화 번호를 인증하는 로직을 추가했습니다.  


상담원들은 이미 고객이 선택한 상담 카테고리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에게 더 물어볼 필요 없이 빠르게 상담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전화번호 인증과 상황별로 반복되는 안내들을 자동화하여 효율적으로 상담할 수 있었습니다. 이 콜센터는 만족도가 매우 높아 전화 상담에서 채팅으로 전환하는 양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고객이 선택한 상담 카테고리를 확인할 수 있다


알림톡을 활용한 휴대전화번호 인증 예시


CLOSER 채팅 상담 센터 오픈의 큰 수확은 고객과 대화한 의미 있는 데이터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고객과 봇의 대화뿐만 아니라 봇의 실패 지점, 상담원 개입 시점, 상담원의 대화 내용, 상담원의 액션 등의 데이터까지 체계적으로 확보하고 있고, 이를 토대로 점차 상담의 자동화 비율을 높여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CLOSER를 사용중인 콜센터에서 고객과 대화중인 화면


데이터에 기반해 몇 차례에 걸쳐 시나리오를 개선한 뒤로는 상담원들이 키보드를 거의 만지지 않고서도 클릭 몇 번 만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고객의 요구사항을 해결해 주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2주간의 통계에 따르면 상담 세션이 시작된 뒤 종료 시까지 발송된 메시지 중에 자동화된 비율이 평균 55% 이상, 최대로는 100%로 CLOSER가 상담에 최적화된 챗봇 서비스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플로우이동 2번만으로 고객의 주문 취소 요청 처리 완료


이번 글에서는 챗봇의 대화에 상담원이 개입해 효율과 완성도를 동시에 높이는 방법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해당 콜센터는 CLOSER의 채팅 상담 서비스의 효과를 체감하여 채팅 상담을 빠르게 넓혀가는 중입니다. 

다음에는 쇼핑몰의 기존 시스템과 연동해 주문내역과 배송정보를 제공한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CLOSER는 CS에 최적화된 챗봇 플랫폼입니다.  

https://closer.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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