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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ppel du vide
Jan 30. 2023
지난 일요일 하나밖에 없는 운동화의 상태가 더러움으로 찌들어있기도 했고 또 하나만 있는 것으론 더이상 곤란함을 느끼고있던 차에 새로운 것을 구입해야겠다는 지름의 욕망에 이끌려 모 백화점에 가게 되었다.
쉬는 날이라 그런지 한 주의 피로가 녹아가는 그런 피곤하면서도 나른한 상태였고 갑작스런 어깨 통증으로 인해 더쉽게 피로감을 느끼던 차였다. 하지만 운동화는 사야했기에 백화점 여러곳을 돌아다녔다.
어떤 곳은 내 사이즈에 맞는 신발이 없었고 또 다른 매장의 직원은 친절하게 운동화의 기능과 디자인 등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그러나 딱히 맘에 드는 것은 없었다. 아니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모 매장을 들어가서 다른 매장에서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디자인이 괜찮다 싶은 운동화를 고르고 발사이즈에 맞는 크기의 운동화를 부탁해 신어보았다. 매장 직원은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운동화의 최신 기능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그러나 차별점은 다른부분에 있었다.
그 직원은 운동화를 신는 동안 내 발 상태를 보며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발볼은 넓지 않으나 발등이 부어 있는 경우 대개 넓은 보폭으로 빠르게 걷는 분들이 많고 그렇기에 허리에 무리가 가서 허리가 안좋은 경우라는 이야기였다. 나는 내 상태가 그러했기에 대번에 "네, 맞아요!"라는 얘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 직원은 보폭과 걷기, 운동화 끈 매는 것에 대한 솔루션을 알려주었다.
나는 그 직원이 추천해준 신발을 가격이 비싼지 아닌지 생각해보지 않고 구매했음은 물론이다. 신어보니 그리 불편하지도 않았고 또 그 매장 직원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아! 믿을만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 매장직원이 모든 소비자를 관찰하고 연구해서 그런 얘기를 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단지 운동화를 파는 회사가 아닌, 발 건강을 지키는 전문회사로서 자리매김 하고자 하는 회사의 노력이 그 직원을 통해 나타난 것이리라 생각한다. 그러한 회사의 노력이 현장에서 드러남으로 해서 나같이 운동화 디자인이나 브랜드에 별로 신경안쓰고 그저 편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비충성고객도 다시금 운동화를 살 때가 되면 그 매장으로 가야겠다는 믿음을 갖게 했다.
최근 관찰과 관련된 책이 유행했었다. 그 책을 읽으며 느낀 건 우리는 너무 우리가 믿고 있는 여러 이론과 더불어 우리가 속한 현장과는 다른 현장에서의 사례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물론 우리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라고 하겠지만 전문가와 초보를 나누는 기준은 현장화를 할 수있는가 아닌가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있어서도 이러한 전문성 뿐 아니라 소비자, 그리고 교육대상자에 대한 관찰은 매우 필요하다. 그리고 여러 유형가운데 어떤 경우에 속하는지 파악해서 그에게 맞춤형 육성과정을 추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경험에 의한 것일수도 있겠지만 평소 관찰과 적합한 평가를 통해 과정과 결과를 잘 관리해왔어야 하는 경우라고 말할 수 있다.
빅데이터의 시대라고 한다. 그 말이 HRD와는 전혀 상관없는 말일 것 같지만 데이터와 그에 대한 분석, 그리고 접근방법에 대한 여러 해결방안들은 결국 집단적 해결책을 넘어 각 개인별 성과 향상 지향으로 갈 수 밖에 없는 HRD의 현실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여러 전문가들의 데이터가 데이터로만 남아서는 안된다. 그 데이터가 단지 공유되는 것만으로 멈춰서도 안된다. 살아있는 데이터로 만들기 위해 각 데이터를 통해 얻어낼 수 있는 결과물들을 모으고 그 결과물에 대해 다시 공유하고 교육함으로써 전문가를 양성해내는 것이 HRDer의 과제인 것이다.
관찰과 더불어 데이터의 수집과 그에 대한 정말한 분석, 그리고 각 개인별 상황에 따른 해결방안을 교육훈련을 통해 혹은 여러 방법을 통해 어떻게 개인들이 습관화하게 할 것인가를 더욱더 고민해야 하는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