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ppel du vide Jul 12. 2023

기업문화 개선은 왜 실패하는가?

Part 1. 기업문화를 개선시키기 위한 첫걸음

회사가 어느정도 성공하고 보다 더 큰 회사로 발전해가고 있는 여러 CEO들이나 경영진들을 만나서 얘기를 하다보면 하나의 벽에 부딪쳐 고민하고 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예전에는 가능했던 성공의 방식들이 점차 약해져가는 것을 느끼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을 고민해오고 있는 것을 토로한다. 회사의 영업방식, 상품, 직원들, 급여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고민하고,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개선을 해나가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추진한다. 회사는 경영진의 의지에 따라 무언가 바뀌려는 듯 보이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보면 결국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나빠지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그래서 고민끝에 담당자나 추진팀의 리더를 교체하고 새로운 인재를 끌어들여 다시 시도해보지만 이전보다 직원들의 반응은 왠지 시원치 않게 느껴지고 효과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간혹 보이는 직원들의 냉소적 반응에 내심 당혹스럽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이 잘못된 것일까? 아니면 회사에 인재가 없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경영진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직원들-소위 MZ들 같은-에게 문제가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든 것이 문제이면서 문제가 아니다. 

기업문화는 그 회사가 가진 시스템의 기초공사와 같은 것이다. 뻐대이며 인테리어다. 그리고 거기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의지이다. 다시 말하자면 "기업문화는 시스템"이다. 

직원들의 의지가 부족해서도 아니다. 경영진이 잘못된 길을 걸어서도 아니다. 더욱이 담당자가 무능력해서도 아니다. 

기업문화는 회사의 경영진, 직원, 그리고 그들의 마음가짐과 태도, 공식화된 규율과 규정, 비공식적인 암묵적 룰이 합쳐진, 사람들이 의식하지 않아도 어떻게든 운영되고 실행되고 실천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영진이나 리더, 그리고 담당자는 기업문화를 개선하고자 하는 그 어떤 시도도 실패할 수 밖에 없고 실패한 기업문화 개선안들은 직원들뿐 아니라 심지어 회사 리더들의 냉소 속에 사장되어 갈 뿐이다. 그리고 설령 이해하고 있더라도 그 누군가의 의지가 만들어낸 실패적 톱니바퀴에 의해 기업문화 개선은 소홀해져 간다. 직원들은 회사 탓을 하며 퇴사하고, 경영진은 직원 탓을 하며 새로운 직원을 찾는다. 다시는 기업문화 개선 같은 생각은 하지 못할 것처럼 느껴지는 시기가 다가온다. 


"기업문화는 시스템이며 그 시스템의 시작은 CEO와 경영진이다. "

기업문화를 개선하고자 하는 CEO들의, 경영진의 의지는 매우 높다. 그런데 조금만 살펴보면 그 실패의 시작도 CEO와 경영진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CEO나 경영진은 자신의 이끌고 있는 회사와 조직에 대해 매우 높은 이해를 가지고 있는 듯 보이지만 조금만 더 대화를 나눠보면 현실과 자신이 바라는 이상을 헷갈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자신과 회사의 현재 상태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 또한 인재들에 대해 어느정도의 정확성과 어느정도의 불정확한 평가를 가지고 있음에도 자신들의 평가는 100% 정확하다고 믿고 있다. 100% 정확함이라는게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흔한 오류다. 물론 말로는 자신이 틀릴 수 있다고 하지만 정작 틀렸다고 얘기하면 틀리지 않았다고 바로 반박한다. 자신이 잘못 판단할 수도 있는 것을 버리지 않으면 기업문화의 개선은 잘못된 시작일 수 밖에 없다. 고객의 얘기를 들어야한다고 하면서 왜 듣기만 하려는지 잘 모르겠다. 고객의 얘기를 잘 듣고 바꾸려하면서 왜 직원들의 얘기를 듣지 않고 그들이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이라고 말하는지 모르겠다. 자신이 다 안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판단을, 자신감을 우선 내려놓으시라. 그렇게 할 때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아주 큰 고비를 하나 넘어간 것이다. 


"기업문화의 개선은 경영진이 듣는 것부터 시작한다."

기업문화를 개선시키고자 한다면 어떤 것을 어떻게 할지 생각하기 전에 우선 직원들의 얘기를 들어보시라. 

현재가 좋다는 직원도 있을 것이고 불만을 솔직히 말하는 용감한(?) 직원도 있을 것이다. 아무 얘기도 없고 그 누구도 이야기하려는 직원이 없다면 그것은 회사의 무언가가 잘못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것이 시작점이다. 

자신의 거창한 생각을 말하지 말고 직원들의 얘기를 들으시라. 반박하지 말고 그저 그들의 얘기를 경청하고 메모하시라. 그 얘기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지 마시고 그저 고개를 긍정적으로 끄떡이며 공감하시라. 그리고 얘기를 듣기위한 장소에서 상석에 앉지 마시라. 설령 직원들이 상석을 마련했더라도 그 자리에 앉지 마시라. 자신의 방으로 불러 얘기를 듣지 마시라. 처음 이외엔 절대 이야기를 주도하지 마시라. 그저 "아하, 그렇군요."라고 자신의 상사를 모시듯 그렇게 공감해주시라. 어렵다고 생각한다면 당연하다. 회사가 그전까지 굴러가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 새로운 행동양식으로 바꾸고자 하는 노력의 시작인데 아무 어려움 없이 바꿀수 있다면 어떤 회사도 지금까지 실패하지 않았을 것이다. 파워스티어링(Power Steering)이 나오기 전까지 자동차 핸들을 돌리기 위해선 매우 엄청난 힘이 필요했었다. 마찬가지로 회사도 그렇다. 기업문화의 개선이라는 변화의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제대로 작동하기전까진 매우 어렵고 큰 힘이 필요하다. 당연히 시행착오도 겪는다. 시행착오를 실패로 치부해버리고 거기서 멈춰서서는 안된다. 시행착오는 더 나은 시스템으로의 발전이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교차하는 것이 인생이듯 발전은 지속적으로 상승만하지는 않는다. 


우선 시작했음에 축하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직원들의 말을 진정으로 경청하기 시작했다면 더 나은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이므로 이또한 축하받을 일이다. 그리고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 다음 단계는 다음 글에서 다뤄보도록 하겠다. 

작가의 이전글 "완벽함"에 대하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