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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ppel du vide Aug 17. 2023

기업문화 개선은 왜 실패하는가?

Part 2. 동기부여되지 않은 리더들

기업문화 개선은 CEO와 경영진들의 의도에 따라 시작된다. 되고자 하는 방향과 보이고 싶은 모습을 그려놓고 그에 맞춰 전 임직원들이 움직이도록 만들고 싶어한다.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하기위한 대의명분은 충분해 보이고 자기 주변의 누구나 그 의견에 동의한다. 다른 이들에게 보여지는 모습도 너무나 훌륭하고 직원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따라와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직원들은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보고상에는 분명히 변화의 행동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왜 회사는 그대로일까? 비록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뭔가가 잘못된 것 같아 보인다. 


기업문화 개선을 성공시키려면 시스템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예전 서울의 노선버스정류장은 모두 길가로 정해져 있었다. 어느 순간 버스전용차선이 생겼고, 버스전용 중앙차로와 중앙 정류장이 생겼다. 버스전용 중앙차로가 생기고 얼마동안의 기사를 찾아보면 혼란과 혼선의 난장판이었다. 옆 일반차로는 쌩쌩 달려나가는데 버스차로만 버스들이 길게 늘어서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은 사진들이 기사로 종종 나왔다. 곧 이러저러한 대처방안과 개선방안이 나왔고 시민들이 중앙차로에 익숙해지기 시작하자 “버스전용 중앙차로”라는 시스템은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초기 중앙차로가 생겼을 당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하고 불만을 토로했는지 모른다. 지금은 모두가 익숙해져서 불편함이 있어도 굳이 다시 바꾸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기업문화 개선의 성공도 마찬가지다. 시스템이 변화될 수 있도록, CEO나 경영진이 시스템 변화를 돕고 이를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행동해주지 않으면 기업문화는 개선되거나 혁신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면 시간이 더 필요하거나 혹은 동기부여되지 않은 리더들 때문일 수 있다. 

한 조직의 리더가 된다는 것은 그것이 어떤 방법이었든지간에 한 조직내에서 성공하는 방법을 알고 이를 실천해왔기 때문이다. 즉 자신들이 회사내에서 발견한 성공의 방법들을 지금까지 꾸준히 성공적으로 해왔던 방법이 조직의 성공방식에 일치했기 때문에 그들이 리더가 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미 성공의 방식을 익혔는데 기업문화 개선이라는 이름으로 성공의 방식을 바꾸라고 하면 그 누구도 쉽게 동의하기 어려워진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스니프와 스커리가 될 것인지, 아니면 헴과 호가 될 것인지에 대해 선택해야할 입장이 되지만, 자신들은 이미 얻은 치즈를 내놓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예전 같은 방식을 이리저리 꼬아서 만든 새로워보이면서 개선의 이름에 걸맞는 위장된 성공의 방식이 이번에도 틀림없이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리더의 생각이다. 그러한 생각에 잠겨있는 혹은 그러한 생각에 매몰되어 있는 리더의 변혁을 이끌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기업문화 개선방식과 뛰어난 인재의 영입을 통한 기업문화 개선 방향도 반드시 실패하고 말 것이다. 


리더에게 새로운 성공방식을 알려줘야 한다. 


기업문화 개선은 새로운 행동방식으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기업문화 개선이라는 새로운 슬로건과 그에 맞는 행동방식, 그리고 개선과 혁식을 통한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한다. 새로운 슬로건이 만들어지면 직원들이 알아서 새롭게 행동하고 더 나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믿는 것이 대부분의 CEO나 경영진이 기대하는 바이겠지만 불행히도 대부분의 직원들은 그렇게까지 움직이지 않는다. 특히 리더들은 더욱더 그렇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의 의식은 변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위 MZ를 대표로 하지만 그전 X세대도, Y세대도 마찬가지였다. 회사에 충성하는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는 것을 못 느끼는 것은 비단 일부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전 세대에서 좋은 회사에, 대기업에, 이름있는 회사에 가고자 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나 생각해보라. 그저 돈 많이 벌고 안정적인 삶을 살기를 바랬을 뿐이지 않던가. 그런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줘야하고 그들이 행동하게 해야하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그저 여기라고 지시하면 그곳에서 자동적으로 석유와 금광이 터져나오길 바라는 것 같은 행동을 하는 CEO와 경영진들을 많이 볼 수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삽질을 해야하면 삽을 잡는 방법부터 가르쳐야 하고, 중장비를 사용해야 한다면 그에 걸맞는 교육과 자격증을 따오게 해야함에도 그저 멋진 슬로건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처럼 생각한다는 것이 참 안타까울 뿐이다. 

기업문화란 각 소속인들이 해당 조직내에서 인정받는 행동양식과 성과에 대한 암묵적이면서도 행동지향적인 지침이다. 그 행동을 벗어나게 되면 보이지 않는 저항에 부딪히게 되고 결국 기업문화 내로 수렴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회사에 새로운 인원이 오게 되면 새로운 바람을 바라지만 결국 기존 인원과 동질화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한 저항때문에 기업문화 개선이라는 과제는 대부분 실패라는 결말을 맞이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저항적 상황 때문에 기업문화 개선 추진 담당자는 그들의 역량을 과소평가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저항을 이겨내기는 실질적으로 쉽지 않다. 특히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는 분위기가 있는 사회라면 더욱 그렇다. 

리더라는 존재가 회사의 기업문화 개선을 위해 매우 중요한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리더니까 혹은 그래서 리더가 됐으니까 라는 애매모호한 기대심리에 기대어 리더를 그냥 놔두거나 단 한번의 교육 혹은 캠페인성 이벤트로 리더는 자연스럽게 기업문화 개선방식에 따라올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옛 속담에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게 당연지사"라는 말이 있다. 진화를 통해 자연적으로 습득한 결과가 더 적은 에너지로 더 많은 혹은 더 효율적으로 행동하는 방식이다. 비록 비합리적이라해도 말이다. 인간의 본성이 그러한대도 한 두번 말하면 알아서 움직일꺼라 믿는다는 것이, 자신만이 진화의 선상에서 그렇게 진화했고 다른 이들은 아직 그렇게 진화하지 못했다고 믿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CEO나 임원진에서의 저항을 이겨내고 기업문화의 개선이 시작되었다면 다음은 팀 리더들의 인식개선과 행동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한다. 팀원들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좀더 뒤에 진행되어도 된다. 소위 낙수효과를 노리는게 아니다. 변화되지 않은 리더는 기업문화 개선의 큰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겉보기에만 그럴듯하게 행동하는 리더의 모습을 팀원들이 모를리 없다. 변화해야한다고 외쳐대고 또 변화하라고 말하면서 자신들은 여전히 예전과 같은 말과 행동, 변화에 저항하는 행위와 겉으로만 그럴듯하게 보이려는 모습들을 보여준다면 팀원들 또한 그에 걸맞게 움직일 뿐이다. 혁명을 원한다면 밑에서부터 오는 것이 맞고 기업문화의 변화를 원한다면 위에서 부터 바뀌는 것이 좋다. 

변화와 혁신을 진행하다보면 팀원들의 저항을 마주할지도 모른다. 아니 당연히 마주칠 것이다. 그런 저항을 이겨내고 반드시 만들어야할 기업문화의 개선을 이뤄낼 수 있는 힘은 CEO와 임원들의 개선의지를 굳건한 바탕으로 한 팀 리더들의 강력한 지지와 행동이다. 그렇기에 팀 리더들에게 새로운 기업문화 맞는 새로운 성공방식을 교육시켜야하고 그에 따른 성공사례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업문화에 맞춰가도록 해야한다. 그리고 겉보기에만 변화되었는지 아니면 진심으로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는지 다양한 방법을 통해 모니터링해야한다. 직원 개인별 인터뷰를 통해서든, 블라인드 앱을 통해서든, 무기명 제안제도 등을 통해서든 직원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다양한 방법을 고안해 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초기엔 쓴소리도 많이 나오겠지만 개선과 혁신을 받아들이고 정착되어 가는 조직은 결국 그에 맞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전체 분위기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소수의 목소리만이 나올수도 있겠지만 소수의 목소리라고 무시하지 말라. 그것이 큰 흐름이 될지 아니면 작은 파도에 불과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들이 대다수의 대변인인지 혹은 자신만의 생각을 주장하는지는 관찰과 모니터링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작은 흐름은 공감을 통해 대세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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